‘빅3’ 파산, 한국車 단기 ‘부정’-장기 ‘긍정’

2009-04-0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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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車 ‘빅3’에 대한 추가 지원 불발로 파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빅3’의 위기가 국내 업계에 기회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미 정부가 보호무역을 가동할 경우 악재가 될 수 있어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인 반면, 장기적 관점에서는 수급 불균형을 해소해 긍정적이라는 견해도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GM과 크라이슬러가 파산하면 미국 소비자들은 품질 대비 가격이 매력적인 제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안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국 자동차 산업 회생을 위해 미국 정부가 보호무역을 강화할 경우 국내 업체에게 악영향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자동차공업협회 강철구 이사 역시 “미국이 주요 수출시장이기 때문에 보호무역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박영호 연구원은 “상반기 중 파산할 경우 급격한 구조조정, 업계 구도 및 시황 변동성 확대 여파로 한국 업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면서도 “구조조정 이후 미국의 공급과잉이 해소되어 수급균형 효과를 가져와 장기적으로는 한국 업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비상경영상황인 만큼 현지 시장상황에 맞는 판촉활동(어슈어런스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며 “자동차 품질과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해 기업경쟁력을 높여나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본사인 GM의 파산이 기정사실로 굳어지자 GM대우가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소형차 생산기지로 제 역할을 다하고 있지만, 본사가 파산하면 판매망이 느슨해져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자금지원을 미루는 상황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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