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에 따른 매출 상승 재미를 쏠쏠히 봤던 명동과 인근 백화점들은 최근 나온 환율 하락 전망이 썩 반갑지 않은 기색이다.
1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고환율 속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 백화점 3사의 명품 등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평균 47%나 늘었으나 환율 하락이 지속되면 이 수치를 유지하기가 힘들어진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쇼핑=명동으로 인식되는 있는 만큼 엔고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명동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타격을 받을 것 같다”며 “명품뿐만 아니라 일본인들이 선호하고 있는 김, 화장품 등의 매출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히 춘분절에는 백화점과 명동 일대가 일본인 관광객 잡기에 혈안이 되기도 했다”며 “환율 하락 전망대로 간다면 내국인 끌기로 작전을 바꿀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백화점 본점에는 일본인, 중국인 등 관광객들이 루이뷔통, 구찌 등 명품 매장 앞에 줄을 서있기도 했다. 지하 식품관의 김 매출은 지난해 2배인 5억원을 육박했다. 김을 구매한 고객 중 일본인들은 90%이상을 차지할 정도였다.
윤현식 롯데백화점 계장은 “환율이 떨어지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줄어 매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 하고 있다”며 “하지만 식품 상품 할인 쿠폰과 편의 시설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쳐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환율이 하락세가 소폭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5월의 경우 일본인들이 5일 동안 휴가를 받는 ‘골든 위크’가 있어 호텔 예약이 거의 끝날 정도라는 것.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수가 줄기는 하겠지만 큰 폭은 아니라는 얘기다.
공재훈 신세계백화점 경영지원실 주임은 “부산 센텀시티점에 일본인들이 많이 몰리고 있어 전체 매출 변동에 큰 걱정을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바로 옆에 위치한 남대문 시장은 환율 하락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길까 염려하는 분위기다.
가방과 김 등 식품을 판매하고 있는 김영철(54) 씨는 “불황이라 하더라도 이곳만은 예외일 정도로 수입이 2~3배 이상 늘었던 게 사실”이라며 “남대문 시장을 비롯해 지하상가 등도 일본어와 영어 등을 간판대에 표시하는 등 혈안이 돼 있는 상태인데 환율이 떨어지는게 당연히 안 반갑다”고 털어놨다.
남대문 시장뿐만 아니라 명동 일대에 있는 미샤, 더페이스샵 등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의 걱정도 마찬가지다.
미샤 매장의 한 직원은 “O비비크림의 경우 일본인들이 80% 이상이나 사가고 있는데 외국인 관광객들이 오지 않으면 어쩌나 조바심이 난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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