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CEO가 뛴다> 현정은 현대 회장, 시련을 맞이한 '위기의 여인'

2009-04-0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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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올해로 취임 6년째인 현정은(사진) 현대그룹 회장이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지난해 고 박왕자씨 금강산 피살사건 이후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은 전면 중단됐다. 여기에 해상 물동량 감소로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마저 올해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현대아산은 매출의 절반을 대북사업에서 벌어들였지만 금강산 및 개성 관광 중단으로 1000억 원대에 이르는 매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대북사업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의 숙원이 담긴 사업으로 수익 외에도 현대그룹의 전통성을 이어받았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현대아산은 일단 건설 부문을 강화해 매출손실을 만회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남북관계 경색의 장기화로 사업 회복 여부가 불투명해 현대그룹 관계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현대상선 역시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해상 물동량 감소로 올해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김홍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상운임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해운업계의 영업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잇따른 송사 역시 현 회장의 운신의 폭을 어렵게 하고 있다.

현 회장은 하이닉스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하며 573억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지난 2006년 하이닉스는 당시 경영진이 비자금을 조성하고 계열사를 부당지원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현 회장 등 8명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또한 검찰이 현대그룹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 의지를 밝힌 점도 부담스럽다.

이러한 안팎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현 회장 취임이후 현대그룹의 실적개선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지난 2003년 현 회장은 고 정몽헌 회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3자녀를 둔 주부에서 현대그룹 총수로 변신했다.

현 회장은 취임 후 '시숙부의 난' '시동생의 난' 등으로 불리는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지만 현 회장은 끝내 경영권을 지켜냈다.

또한 적자에 허덕이던 현대그룹을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지난해 현대그룹은 매출 12조7800억원, 영업이익 7600억원을 달성하며 현 회장 취임 후 5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현 회장은 최근 인프라·물류·금융 등 세 가지 부문을 성장 축으로 삼아 2012년까지 재계 순위 13위에 오른다는 '2012비전'을 제시했다.

또한 러시아 인더스트리얼 인베스터스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현대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인 북방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5년간 현 회장과 현대그룹의 행보는 시련의 연속이었다"며 "이를 인내와 뚝심의 리더십으로 견뎌온 현 회장이 자신과 그룹을 둘러싼 여러 악재를 어떻게 극복할지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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