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보루 공적자금, 체계적 관리만이 살길

2009-04-0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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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공적자금의 방만운영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키 위해 별도의 총괄관리기구 설치를 적극 검토 중이다. 이번 방안은 수십조 원대의 공적자금을 관리할 만한 감시기구가 있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보이면서도 신설 기구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선 구조조정기금과 금융안정기금의 통합적 관리는 물론 정부차원을 넘어 강력한 감시기능 등 체계적인 관리시스템 구축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정부 “신설기구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유사한 수준”

새로 신설되는 공적자금 관리기구는 금융위원회 산하에 두고 외환위기 당시에 160조원에 달하는 자금관리와 회수까지 담당했던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유사한 수준의 권한과 역할을 갖게 된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29일 “기존 공적자금 관리위원회와 유사한 성격이지만 종전 위원회가 자금관리만 담당했다면 이번 기구는 선제적인 구조조정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방침”이라며 “공적자금을 투입한 기관에 대해서는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보며 감독기관들이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주주로서 권리라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4월 임시국회에 별도의 공적자금관리 특별법을 한시법으로 제정하거나 금융위 관련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당론이 정해지면 의원입법으로 법안을 발의할 방침이다.

◆관리기구 신설은 긍정, 충분한 역할을 할지는 아직은...

전문가들은 정부와 여당의 방침에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말하는 관리기구가 얼마만큼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대기 연구위원은 “현재까지 선제적 대응차원에서 구제금융과 경기부양을 위해 공적자금이 투입돼왔으나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을 위해 선진국 사례를 참조해 사후관리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 연구위원은 “신설기구는 강제조항이 많았던 예전과는 차이가 있다. 정부는 금융위원회를 거쳐 국회보고까지 충분히 공적자금을 통합 관리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앞으로 신설될 기구가 충분히 기능을 할 수 있을지는 더 두고봐야할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한기 정책국장은 “펀드나 기금들의 효율적인 집행, 운용, 관리를 위해 독립적인 관리감독기구를 설치하고 세부적인 관리감독체계를 만든다는 논의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본다”며 “그러나 얼마나 실효성 있게 꾸려갈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 이송희 팀장은 “구조조정기금의 경우, 금융위원회 산하로 두고, 금융안정기금의 경우 신설될 정책금융공사 산하에 둔다고 하는데 통합적으로 이를 운영관리하는 기구도 필요하다”며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감시기구를 넘어서 그 자본을 국회차원에서 감독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지난 23일 민주정책연구원 토론회에서 “정부가 유사 공적자금이라고 불리는 것을 조성, 국회의 감독도 받지 않으면서 일방적으로 금융기관에 지원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런 식의 기금관리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며 국민을 속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보람 기자 bora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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