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엔고현상이 지속되면서 대한민국을 찾은 일본 관광객들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이들 관광객의 전자제품 '싹쓸이'로 일본 제품 가격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
원·엔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일본 관광객들을 비롯한 외국인들의 제품 '싹쓸이'로 용산 전자 상가 내 게임기, 카메라 등의 제품 물량이 바닥난 상황이다.
현지보다 한국에서 20% 낮은 가격에 일본 제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 관광객들의 관광코스로 용산전자상가가 포함될 정도다. 이들의 대량 구매로 인한 역수출 현상까지 발생, 한국 내 정가 제품판매가 일본 기업의 수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전자업계는 판매 손실이 커지면서 제품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지 가격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이르면 내달 초 한국 내 가격정책을 10%~20% 인상하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관계자는 "플레이스테이션3(PS3)가 예기치 못한 대량 수요로 인해 한국 내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충분한 물량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며 "내달부터는 정상적인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여러 가지 외부환경을 고려했을 때 가격인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엔고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업입장에서는 한국 내 제품 판매가 손해가 되기 때문에 조만간 가격정책에 대해 공식적인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아마도 가격인상 쪽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니콘이미징코리아와 캐논코리아도 내달 초 국내 렌즈교환식카메라(DSLR) 몸체의 가격 인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양 사는 1월과 2월에 각각 렌즈 등 일부 주변기기 가격을 최대 15% 올린 바 있다.
니콘코리아 관계자는 "가능한한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 정책을 유지하는 쪽으로 고수해왔지만 환율의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 인상폭과 일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은 나오지 않았지만 조만간 결정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 전자상가 한 상인은 "일본 전자기업이 국내에서 물건을 많이 팔아도 수익에 직접적으로 연결이 안될 것"이라며 "엔고현상이 지속되는 한 일본제품의 가격인상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제품은 고환율로 인해 상대적인 이익을 보고 있다"며 "일본 전자제품의 가격인상으로 국내 제품의 판매량이 소폭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그나마 다행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영리 기자 mirac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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