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이번엔 격렬한 ‘땅’ 싸움

유통업계 1, 2위를 다투는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파주의 아웃렛 부지를 놓고 격렬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가 이미 찜해 놓은 파주 일대 부지를 신세계가 돌연 계약을 해버렸다.

지난해 1월 롯데는 아울렛점을 열기 위해 CIT랜드와 파주 일대 부지를 20년 장기 임차계약을 맺었다. 최종 매입 협상만을 남겨놓은 상태다.

하지만 신세계가 매입을 약정해 롯데가 발칵 뒤집혀졌다.

신세계가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통일동산 내 53만4000여㎡ 가운데 7만6000여㎡를 매입하기 위해 부동산 개발업체인 ㈜CIT랜드와 계약해 버린 것.

신세계 측은 2006년 말 매매 협상 때보다 평당 50만원이나 싼 125만원에 거래를 제의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미 신세계는 총 326억원의 매입대금 중 10%에 해당하는 금액인 32억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한 것.

롯데 측은 “상도상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CIT랜드 측과의 협상이 진행 중으로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며 신세계를 비난했다.

최종 결정이 안 난만큼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세계 측은 “이미 CIT랜드측에 계약금을 전달한 상태로 법적 하자가 없다”며 “토지거래허가지역인 만큼 파주시의 거래 승인 등 몇 가지 절차만 거치면 매입이 완료될 것”이라고 확정지었다.

또 “이 건은 롯데와 CIT랜드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들이 알아서 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세계는 2006년 말 이 땅에 대해 CIT랜드와 장기 임대차계약을 맺고 명품 아웃렛 2호점 건설을 추진하다 비싼 땅값 등을 이유로 철수한 바 있다.

신세계가 빠지면서 롯데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롯데가 망설이고 있던 찰라 다시 신세계가 땅을 차지하는 양상이 돼 버렸다.

김은진 기자 [e-mail]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