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침체로 원금손실을 내기도 했던 주가연계증권(ELS)이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확 달라진 모습으로 투자자에게 돌아왔다.
올해 들어 ELS는 원금보장형과 원금부분보장형 상품이 새롭게 출시되면서 견고한 수익률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ELS는 기초자산인 개별주식이나 주가지수 흐름에 따라 수익률이 정해지는 장외파생상품으로 예전에는 기준가격을 밑돌 경우 하락폭 만큼 원금손실이 발생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작년 19개 증권사는 모두 20조원어치 ELS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대우증권이 3조5000억원을 팔아 점유율 18%로 1위를 차지했다. 연초 이후 3개월 동안 판매된 ELS는 모두 8600억원으로 이번에도 대우증권이 가장 많은 2600억원(30%)을 팔아 선두를 지켰다.
◆손실제한 스텝다운형 봇물=요즘 출시되는 ELS는 손실을 제한하는 스텝다운형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과거 고수익을 위해 원금손실을 담보로 했다면 스텝다운형은 손실을 제한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했다.
대표적인 회사는 삼성증권이다. 이 회사는 2월부터 선보인 '슈퍼 스텝다운 ELS'가 1개월 새 1000억원 넘는 자금을 모으며 침체장에서 돋보이는 인기를 끌었다.
슈퍼 스텝다운 ELS는 투자기간 가운데 하락 배리어(Knock-In Option)를 없애고 수익을 정하는 기준이 되는 기준주가를 만기에 대폭 낮춤으로써 안정성을 높인 상품이다.
작년까지 유행했던 기존 스텝다운형은 발행일부터 만기일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50~55% 밑으로 한번이라도 내려가면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었다.
반면 슈퍼 스텝다운형은 투자위험을 줄인 만큼 연간 수익률이 스텝다운형보다 10%포인트 정도 낮은 20% 안팎 수준이지만 안정성을 바탕으로 투자자를 모으고 있다.
◆경기침체기 투자도 안전제일=작년 9월 미국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ELS도 변화가 생겼다.
당시 ELS 운용을 주로 맡았던 외국계 투자은행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원금손실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ELS는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ELS에 대한 위험관리 시스템을 미리 바꿨다"며 "이를 통해 거래금액 모두를 회사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개별기업이 안고 있는 부도위험과 연계된 상품도 나오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대한항공을 기초자산으로 이 회사가 망하지 않으면 분기마다 연 8.3% 수익을 주는 상품을 출시했다.
미래에셋증권도 탄소배출권이나 금가격지수 같은 새로운 기초자산을 이용한 파생결합증권을 내놓고 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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