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극복 노력에 역행한다는 비판에도 임원들에게 부여한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반납하지 않고 있는 외환은행이 래리 클레인 행장 내정자 등 최고위 경영진에게도 추가로 스톡옵션을 지급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외환은행은 최근 5년 만에 명예퇴직을 시행해 직원들을 구조조정한 터여서 직원의 고통 분담을 외면한 채 임원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클레인 행장 내정자에게 배정된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은 지난 12일 서충석 부행장 등 14명에게 부여된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인 5천8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외환은행은 지난 12일 서 부행장 등 14명에게 스톡옵션 49만 주를 부여했다.
당시 부여된 스톡옵션의 행사가격 5천800원은 24일 현재 외환은행의 주가 6천600원보다 낮은 수준으로, 작년 8월 부여분의 행사가격 1만3천500원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스톡옵션 행사기간이 도래하는 2년 뒤 외환은행의 주가가 작년 9월 수준인 1만4천원을 회복하면 막대한 차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는 외환은행의 조치가 은행권의 스톡옵션 철회 분위기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신한금융지주가 라응찬 회장 등 107명의 지주회사 및 자회사 임직원에게 부여된 61만4천735만 주의 스톡옵션을 반납하기로 한 데 이어 KB금융지주는 올해 경영진에게 부여될 스톡그랜트(성과연동주식)를 모두 반납하기로 했으며 대구은행도 주총에서 처리할 예정이던 하춘수 행장에 대한 13만 주의 스톡옵션 부여 안을 철회했다.
최근 경제위기 상황을 고려해 명퇴를 통해 직원 150여 명을 구조조정하는 등 직원의 고통 분담을 요구한 외환은행 경영진이 자신의 이익은 조금도 양보하지 않으려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국내 정서를 고려해 신속하게 스톡옵션을 반납하고 있지만 대주주나 경영진이 외국인인 외환은행은 무감각한 것 같다"며 "미국 AIG 임직원의 보너스 반납과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 은행 경영진의 스톡옵션 반납 등 세계적인 추세에도 역행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관계자는 "임원 급여가 기본급과 성과급, 스톡옵션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신규 선임이나 임기 연장 때 스톡옵션을 부여할 수밖에 없다"며 "대주주가 여러가지 상황을 검토해 주주 총회 때 스톡옵션 관련 사항을 최종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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