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신용평가는 '조선업계 선수금의 역풍과 재무구조 변화' 보고서에서 "현재와 같은 수주 부진이 지속하면 조선업체의 양호한 현금영업이익(EBITDA) 창출에도 선수금 유입 감소, 자체적으로 보유해야 할 현금성 자산 규모 등으로 외부차입이 필요해진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2007년 이후 대형 조선사들은 수주 물량 확보에 따른 대규모 선수금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무차입 상태로 전환됐다.
작년 대규모 투자와 원자재가 상승, 운전자금 부담 등으로 순차입금이 증가세로 전환됐지만 작년 말에도 외부차입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고, 차입금보다는 보유 현금성 자산의 규모가 커 실질적으로 무차입 상태를 유지했다.
그러나 2008년 4분기부터 신규 수주가 한 건도 없어 그동안 증가세를 유지했던 선수금이 본격적으로 감소했다. 선수금은 그동안 조선업체의 영업 현금흐름 제고에 크게 기여했다.
실제 조선산업이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신규수주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2003년과 2004년, 기록적인 수주실적으로 호황기의 정점을 기록한 2007년과 2008년 상반기를 중심으로 선수금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조선업체의 순차입금 규모도 상당 부분 감축됐다.
한신평은 "최근 일부 조선업체의 기업어음(CP), 회사채 발행 움직임도 외부차입이 필요하다는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향후 조선사들의 외부 자금 조달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3년 이상의 건조물량을 확보하고 있더라도 EBITDA 창출을 통해 선수금 변동분을 보전하려면 신규수주를 통한 일정수준의 선수금 유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돼 대형 조선업체도 예외가 없다는 게 한신평의 지적이다.
한신평은 "2008년 9월 말의 대형 7개 조선사의 선수금 규모를 기준으로, 신규수주가 전혀 없고 현재와 같은 현금영업이익(EBITDA) 창출 능력, 선수금 감소세를 가정하면 분기별로 약 1조원 내외의 자금 부담이 발생한다"고 추정했다.
홍석준 기업.금융평가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시장지위가 확고하고 보유 유동성 큰 상위 조선사의 경우 외부차입이 발생해도 전체 외형보다 제한적이어서 견조한 재무구조를 유지할 수 있지만, 그동안 선수금을 활용한 외부투자 비중이 높고 자체 현금창출력, 자금조달 수단이 제한적인 조선사는 재무구조 변화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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