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는 22일 오후 8시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지난 17일 정기 주총에서 부여받은 스톡옵션을 모두 자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긴급 임원회의에는 신상훈 신임 사장 이하 전 임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지주는 지난 주총에서 라응찬 회장 등 총 107명의 지주회사 및 자회사 임직원에게 모두 61만4735만주의 스톡옵션을 지급했다.
라 회장은 3만5000주, 신상훈 사장은 3만1500주, 이백순 은행장은 2만8000주,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은 1만7600주, 한도희 신한캐피탈 사장은 1만3200주 등이다.
지난해 신한지주는 회장, 사장, 행장의 보수를 30% 삭감했으며 이에 따라 올해 스톡옵션 물량도 30%를 삭감해 부여했다.
하지만 이번 스톡옵션 부여는 은행들이 기존 직원의 임금을 2년 연속 동결하고, 신입직원의 초임을 20%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뤄져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최근 경기 불황을 타개하고 사회적 책임과 고통분담을 통해 경제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자 임원회의를 통해 스톡옵션 전량을 반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신한지주의 스톡옵션 반납 조치에 금융 당국과 언론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시중은행들의 과도한 스톡옵션 부여에 대해 제동을 걸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경제위기로 인해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임금을 반납하는 상황에서 은행권 경영진이 예년과 마찬가지로 스톡옵션을 챙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러한 의견을 은행들에 전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결정한 다른 금융기관들은 일단 사태를 관망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2일 서충석 부행장에게 스톡옵션 15만주를 주는 등 총 49만주를 주기로 한 외환은행은 일단 스톡옵션 부여 방침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갑작스런 신한지주의 스톡옵션 반납 소식을 접한 후 크게 놀랐다"며 "향후 여론 동향을 살핀 후 스톡옵션 반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오는 27일 주총을 열고 경영진 중에 성과연동주식 총 25만주를 부여할 예정이었다"며 "본행의 성과연동주식은 스톡옵션과 성격이 다른 만큼 신한지주의 스톡옵션 반납 조치에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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