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개인의 금융자산은 주가 하락의 영향으로 급감하면서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개인의 금융부채 상환능력이 약해졌다는 의미다.
환율 급등으로 외화부채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기업 부채도 큰 폭으로 늘었다.
◇ 금융부채 60조 급증..자산은 `뚝'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8년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개인의 금융부채 잔액은 총 802조 원으로 전년 말보다 59조 원이 증가했다.
전년의 72조9천억 원보다는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신규 주택담보대출 수요 등으로 부채 증가세가 지속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해당 연도의 인구(7월 1일)를 기준으로 1인당 개인부채는 지난해 1천650만 원으로 전년의 1천533만 원보다 117만 원 늘었다. 1인당 부채는 2002년 1천42만 원, 2003년 1천87만 원, 2004년 1천129만 원, 2005년 1천249만 원, 2006년 1천387만 원 등으로 증가해왔다.
개인의 금융자산은 작년 말 1천677조 4천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35조 4천억 원 감소했다.
1인당 금융자산은 3천535만원에서 3천451만 원으로 84만 원이 줄었다. 개인의 금융자산이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이래 처음이다.
이는 주가 급락으로 보유한 주식이나 수익증권의 가치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개인 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의 20.2%에서 지난해 15.0%로 줄었고, 예금의 비중은 41.8%에서 46.0%로 늘었다.
◇ 개인빚 상환능력 약화
부채가 늘고 자산은 줄면서 개인의 `금융부채 대비 자산' 비율은 2007년 말 2.31배에서 작년 말 2.09배로 떨어졌다.
관련 통계가 있는 2002년 말 2.15배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비율은 2003년 말 2.22배, 2004년 말 2.28배, 2005년 말 2.33배 등으로 추세적인 증가세를 보여왔다.
이 비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을 팔아 금융부채를 갚을 능력이 그만큼 약해졌다는 뜻이다. 개인의 빚 상환능력이 취약해지면 민간 소비가 제약되고 내수 회복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같은 수치는 미국(2.86배)이나 일본(4.37배)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한은의 박승환 자금순환팀장은 "개인의 부채상환능력이 전년보다 약해진 것은 맞지만, 절대적인 수치만을 갖고 다른 국가와 비교하기는 어렵다"라며 "우리나라의 금융부채는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을 통해 개인 소득이 감안된 것인 만큼 질적인 측면에서 양호하다"고 말했다.
◇ 환율급등..기업 부채 급증
환율 급등으로 기업 부채도 40조 원 이상 급증했다.
기업의 금융부채는 작년 말 1천154조 9천억 원으로 1년 새 208조 2천억 원이 급증했다. 이 가운데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부채 증가 등 비거래요인에 의한 증가분이 44조 3천억 원에 달했다.
반면 기업의 금융자산은 844조 5천억 원에서 811조 7천억 원으로 30조 원 이상 감소했다.
박승환 팀장은 "기업의 부채상환능력은 자산이 아닌, 자본을 기준으로 봐야 하기때문에 금융자산이 줄고 금융부채가 늘었다고 해서 상환능력이 약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지난해 환율 변동 등으로 기업의 금융부채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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