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로 추정되는 사고로 예멘에서 한국인 관광객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항상 그렇지만 이번에도 역시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요란이다.
예멘은 총기사고와 납치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위험한 나라 가운데 하나다. 외교통상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예멘에서 납치된 외국인 수는 200명에 달하고, 지난 1월에도 남아공 출신 3명이 납치됐다 풀려난 적이 있다. 작년 5월에는 한 정유시설이 로켓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
여행객은 물론 주재원이나 교민들의 안전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전 사각지대에 내몰린 사람들도 있음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바로 한국건설을 알리는 해외건설 역군들이다.
현재 예멘에는 SK건설, 대우건설 등 굴지의 기업들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현지에 머무르고 있는 직원은 54명정도로 파악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보는 정부당국이나 해당 건설사들의 관점은 태평하기 그지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리 공사 현장은 사건 발생 장소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아직까지 현지 직원의 안전에 대해 얘기할 때는 아닌 것 같다"
건설사 관계자의 말이다. 이처럼 대부분 공사지역과 이번 사고 발생지점이 멀리 떨어져 있다거나 공사 현장은 정부 보호로 안전하다는 식이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준비도 전혀 없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해당 국가에 대한 문화나 언어 교육 등을 실시하지만, 테러에 대한 특별한 교육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에서 중동지역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이라크 쿠르드 지역에 파견되는 인력에 대해서는 국가정보원과 합동으로 테러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기타 국가에 대해서는 특별한 교육이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한국 건설업체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는 분야가 대형 정유시설인 만큼 테러 공격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테러 위험이 있는 국가에 파견나가는 직원을 대상으로 국정원, 외교통상부 등과 협동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비상상황에 대한 안전 메뉴얼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메뉴얼이 현실에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존재의 이유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