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국내 휘발유 가격의 비대칭성'에 대한 자료를 두고 정유·주유소업계와 학계가 팽팽한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정유·주유소업계 및 학계 관계자들은 토론회를 갖고 휘발유에 대한 가격결정 구조를 투명화해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과 국제유가에 연동해 합리적인 가격 구조를 보이고 있다는 입장이 서로 팽팽히 맞섰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서울대 경제연구소 오선아 박사의 주제발표로 '국내 휘발유가격의 비대칭성 관련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토론회에서 학계 전문가들은 국내 휘발유 값이 정유사 측 주장처럼 국제 휘발유 가격(싱가포르 국제현물시장가격)에 따르기보다 원유도입가(FOB, Free On Board·본선인도가격)에 연동된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오선아 박사는 "국내휘발유 도소매가격이 국제휘발유가격, 국제원유가격, 원유도입가의 변동에 대해 다양하게 반응한다"면서 "국내 휘발유 도소매가격의 변동은 대체로 국제휘발유가격보다는 원유도입가격에 연동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의 허은녕 교수 역시 "본 분석결과에 의할 경우 국내정유사들의 휘발유가격 결정기준이 국제제품가격 뿐 아니라 원유도입가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석유 제품 원가를 공개하는 동시에 정유사의 휘발유 가격결정 방식을 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원철 대한석유협회 상무는 "휘발유 소매가격의 경우 실판매가격이지만 2007년 6월 이전 정유사 판매가격은 실판매 가격이 아닌 희망 판매가격으로 자료가 부정확하다"면서 "가격비대칭성 분석은 시장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상대적 지표에 불과해 이를 시장참여자의 불공정행위와 폭리 존재여부 판단에 활용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이 상무는 "따라서 정유사 세전 실판매 가격이 모니터링된 이후부터 국제유가와 연관성을 비교해야 한다"면서 "세전 소비자 가격은 정유사 세전가격과 유통마진을 포함하고 있으며 개별 주유소 업자의 판매 전략에 따라 소비자 가격이 다양하게 책정되는 만큼 국제 휘발유가격 등락폭과 약간 차이가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국내 휘발유 가격의 비대칭성 문제를 놓고 정유·주유소업계와 학계 간에 열띤 토론이 전개된 가운데 정유업계에 경쟁이 촉진되고 소비자 이익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관련 제도가 정비돼야는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편 주유소 협회측은 최근 공정위가 밝힌 주유소간 경쟁상황 분석자료에 대해 전면으로 반박했다.
자료는 주유소의 휘발유 소매가격이 인근 주유소간 경쟁구조와 당해 주유소의 비용구조에 의해 결정되며 주변 경쟁주유소와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경쟁 주유소가 많을수록, 무폴주유소가 있을수록 하락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주유소 협회는 "서울시 주유소만을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는 객관적인 자료로 용인하기 힘들다"라며 "곧 이에 대한 반박자료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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