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외면한, 죽음보다 더 두려운 시간 < 실종>

2009-03-1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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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활동사진>
 

최근 사이코패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연쇄 살인을 저지른 '강호순 사건'을 예고라도 하듯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화제를 모으고 있다. 부녀자를 납치, 감금, 살해하는 범행 수법과 축사 등의 극중 배경, 주인공 캐릭터 등이 ‘강호순 사건’을 빼닮았다.

오는 19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실종’은 세상이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죽음보다 더 참혹하고 무서운 것이 ‘실종’ 이라는 기본 명제를 화두로 던지며, 연쇄살인범과 그의 행각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평범한 여성들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충격 리얼리티 스릴러다.
‘실종’은 지난 2007년 벌어진 ‘70대 어부’ 보성 연쇄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구성됐다. 실제 사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켜 관객의 공감을 모았던 ‘살인의 추억’ ‘그 놈 목소리’ ‘추격자’의 뒤를 이어 실화를 모티브로 한 한국형 스릴러 장르의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다.

‘실종’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사건 본연의 생생한 모습을 그대로 담아 그 속에 녹아있는 공포와 분노에 더욱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다. 갇힌 자의 공포와 불안감, 가둔 자의 섬뜩함 등 주인공들의 심리까지 다큐멘터리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촬영기법으로  사실감을 극대화한 새로운 스타일의 스릴러물이다.

스릴러영화는 긴장감 넘치는 강한 스토리라인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카리스마와 연기력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충격 리얼리티 스릴러를 표방한 실종 역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인 문성근, 추자현의 호연이 기대되는 영화이다. 지적인 이미지로 잘 알려진 배우 문성근은  '실종'에서 희대의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판곤’으로 대변신해 화제를 모았다.

홀로 노모를 모시고 양계장을 운영하며 생계를 꾸려가는 순박한 외모의 60대 판곤. 동네 사란들에게는 성실한 사람, 효자라는 말을 듣는 사람이지만, 그의 내면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잔혹한 살인 본능이 숨겨져 있다.

   
                                                                                   <사진제공: 활동사진>
 

또한 영화 '사생결단(2006)' '미인도(2008)'에서 안정적 연기로 호평을 받으며, 충무로가 주목하는 여배우 1순위로 올라선 추자현이 연쇄살인마 문성근을 쫓는 ‘현정’역을 맡았다.

실종은 '투캅스'시리즈의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자 영화 '손톱(1995)'을 시작으로 '올가미' '세이예스' 등 스릴러 장르영화만을 연출하며, 한국형 스릴러 장르를 개척해 온 김성홍 감독이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김 감독은  “종적을 잃어 생사조차 알 수 없다란 실종의 사전적 의미를 되새기며, 실종자의 가족들에게 죽음보다 더 무섭고 끝이 없는 불안과 공포를 주는 사건임을 얘기하고 싶었다”며 “범인이 잡혔을 때 그 결과만이 알려져 희석되는 피해자의 공포와 분노를 영화 속 스토리로 재해석하여, 연쇄살인범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환기시키고 대중들도 공감하는 공포와 분노를 표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실종은 더 이상 이런 사건으로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무차별한 범행을 저지르는 이들에게 단호한 경고 메시지와 함께, 모든 관객들에겐 피해자의 입장에서 결말에 대해 절대 공감하는 만족감을 줄 것이다.

인동민 기자 idm8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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