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역할 포기하는 포털업계

2009-03-1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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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언론이나 다름없는 영향력을 발휘해 온 주요 포털이 잇따라 언론으로서 역할을 축소하고 있다.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포털 내 형성된 여론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다음 , 네이트 등 주요 포털사들이 잇따라 뉴스 편집권에서 손을 떼고 기계식 편집으로 전환하거나 언론인 출신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단행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 10일 네티즌 추천에 의해 자동으로 베스트 글을 선정하는 ‘열린편집’시스템을 연내에 아고라 게시판과 블로거 뉴스 등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지난해 정치적 성격의 ‘촛불집회’와 ‘미네르바’ 파문 등 포털 게시판 내 형성된 여론으로 인해 현 정부와 마찰을 빚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편집권을 네티즌에게 넘김으로서 회사 측의 책임을 피하려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에 앞서 네이버와 네이트도 ‘신뢰도 향상’이라는 명목으로 뉴스 편집권을 언론사에게 넘긴 뉴스캐스트와 기계편집 시스템을 도입해 '편집자'로서의 역할에서 손을 뗀 바 있다.

이와 함께 이달 초 NHN과 다음이 연이어 대표 교체를 단행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미디어 기능을 내세워 현재의 포털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를 한 기존 대표들이 언론인 출신이라는 것.

최휘영 NHN 대표는 연합뉴스와 YTN 기자 출신으로 네이버가 지금의 미디어 파워를 갖게 된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석종훈 다음커뮤니케이션 전 대표도 경향신문과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미디어다음’을 만든 주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포털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촛불, 미국산 쇠고기, 미네르바 등과 관련된 게시물들이 정부의 요청으로 삭제되는 등 포털업계가 정부의 입김에 의해 좌우됐다”며 “최근 입법을 통한 정부의 포털 규제 강화 움직임 속에서 사실상 언론의 역할을 하던 각 포털사들이 발을 빼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영리 기자 mirac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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