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왜 하루만에 통행 재개했을까

2009-03-1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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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한.미 합동의 '키 리졸브' 훈련을 빌미로 개성공단으로 가는 경의선 육로 통행을 전면 차단한 지 하루만인 10일 통행을 정상화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통행 정상화에 깔린 북측의 속사정에 대한 분석은 3가지 정도로 나뉜다.
   먼저 애초부터 북한이 개성공단을 전면 차단할 생각까지는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는 북한이 최근 남북간 정치.군사적 합의를 무효화하는 등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면서도 `정경분리' 기조에 따라 민간의 교류협력, 특히 개성공단 활동만은 보장한다는 기조를 보여왔다는 점을 바탕으로 한다.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을 내세워 9일 발표한 군 통신선 차단을 통해 키 리졸브 훈련기간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남북 `핫라인'이 단절된다는 메시지를 전함으로써 긴장을 고조시키려 했지만 이 조치가 결과적으로 개성공단을 마비시킨다는 데까지는 북한 군부의 생각이 미치지 못했을 수 있다는 가정인 것이다.

   개성공단 관계자도 10일 "어제 북측 개성공단 관리 당국과 북측 출입관리당국은 군부의 조치에 대해 사전에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듯 했다"고 소개했다.

   이와는 달리 자신들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모호하게 표현한 뒤 하루라는 한정된 시간동안 우리 국민 억류 가능성까지 부각되도록 함으로써 남북간 긴장 분위기를 극대화하려는 고도의 전략에 따른 행동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군부의 9일 성명은 키 리졸브 훈련 기간 "동.서해지구 북남관리구역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보다 엄격한 군사적 통제를 실시하게 될 것"이라며 남북간 "군 통신도 차단할것"이라고 돼 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들은 군 통신선 차단 메시지는 명료했지만 `엄격한 군사적 통제를 실시한다'는 표현을 `개성공단 출입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단정하긴 어렵다고 봤다.

   군 통신선이 막혔을 때 인편으로 출입자 명단 통보 및 승인업무를 했던 전례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북측은 9일 하루 개성공단 출입자들의 왕래를 전면 차단함으로써 공단을 포함한 북한 지역에 체류중인 우리 국민 621명이 키 리졸브 훈련기간 귀환을 못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억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를 낳았다.

   만약 북한이 남북관계의 긴장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려 미국을 조기에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려는 속셈이라면 단 하루 통행 차단을 통해 소기의 효과를 거뒀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비슷한 맥락에서 남북간의 소통 채널이 단절된 지금 우리 정부가 비상상황에서 북한의 진짜 의중을 파악할 길이 없다는 점을 노출시키기 위해 기획한 일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소수 견해로는 북한이 애초 군사훈련이 끝나는 20일까지 북한 내 우리 국민을 귀환하지 못하도록 통제하려는 의도를 실제로 가졌다가 남측 여론의 반발이 거세자 `득보다 실이 크다'는 판단을 내려 하루만에 통행을 정상화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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