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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술 '사케' | ||
1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사케 가격은 평균 20~30%, 와인은 5~10% 상승한 것과 맞물려 지난해까지 붐을 일으켰던 외국 술에 대한 기호도가 낮아지고 있어 백화점 등 유통업체와 외식업체가 무척 곤욕스러워 하고 있다.
특히 엔고로 사케 수입 금액이 높아지자 성행 중이던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카야에서는 물량과 종류를 대폭 줄이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일본식 선술집 사장은 “지난해보다 찾는 고객도 줄은 데다 사케 구매 금액도 만만치 않아 이런 결정을 하게 됐다”며 “올 1, 2월 매출이 급격히 떨어져 걱정이다”고 털어놨다.
사케 수입업체도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일본 사케 제조업체들이 일괄적으로 가격을 높이면서 국내 수입업체들은 수입 노선과 물량 등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돼 버렸다.
한 수입업체 직원은 “제조업체에서 올린 가격에다 물류, 운송비 등을 합치니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며 “사케 한병당 적게는 2만원부터 많게는 5만원 이상까지 높아져 찾는 업체들이 부쩍 줄었다”고 말했다.
와인도 사케와 비슷한 형국이다.
롯데, 현대, 신세계백화점의 1, 2월 와인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평균 3~5%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의 와인 재고량은 지난해 비해 20~30% 가량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불황이 계속되다 보니까 기호품인 와인을 즐겨 찾는 횟수가 줄어 와인 붐 거품이 꺼진 게 주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와인 재고 처리를 위해 할인 행사전도 통상적으로 하던 시점보다 한 달이나 앞당겨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케와 와인의 공동 추락속에서 막걸리 등 국내 술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슈퍼나 대형마트 등에서 막걸리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경우 1, 2월 막걸리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배 늘었다. 롯데백화점 식품관에서는 판매하고 있는 국순당 쌀막걸리도 지난 1월 매출이 전월에 비해 153% 늘었다. 2월 매출도 1월보다 70% 증가했다.
막걸리가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
막걸리가 갑자기 잘 팔리는 이유로 △ 일본 관광객들의 높아진 구매율 △ 불황에 따른 저렴한 가격대의 서민층 주류 각광 △ 건강 술 재조명 등이 꼽히고 있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