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를 비롯한 주요그룹들이 IT설비투자를 미루고 '빌려쓰는 IT'를 정착시키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경기침체로 인해 국내 주요기업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등 정보기술 자원을 전기나 수도처럼 빌려쓰고 사용한 만큼만 돈을 내는 종량제가 확산되고 있다.
경기침체로 IT 설비 투자를 축소하면서 기업들로부터는 원가절감을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다.
불필요한 시설 투자를 없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에너지 절약 등 이명박 정부가 주창하는 ‘녹색경영’과도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IT의 운영을 전문가에게 맡기고 각 기업은 사용한 만큼만 돈을 내는 구조이며 불필요한 자원낭비를 막음으로써 녹색경영을 실현하자는 취지다.
국내 주요그룹도 IT설비 투자를 줄이기 위해 서비스를 적극 권장하고 있어 향후 빠른 시장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재계에서 발빠르게 서비스를 도입한 삼성과 LG는 각각 최고 19%와 30%까지 계열사별 절감 효과를 내고 있어 향후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이미 삼성전자, 삼성전기, 호텔신라 등 관계사를 대상으로 한 고객의 전산 자원을 수원 데이터센터로 집결시켜 운영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통합보안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삼성SDS가 제공하는 ‘유즈플렉스(USEFLEX)’라는 서비스를 통해 삼성전자는 연간 15% 설비투자와 유지보수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LG그룹도 2005년부터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강화해 현재 LG전자, LG화학, LG상사 등 계열사 포함 13개 고객사에 서버, 스토리지, 백업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UC를 전담하는 UC 서비스팀을 중심으로 유틸리티 컴퓨팅 확산을 위한 활동을 활발히 추진해 왔다.
LG CNS는 올해 유틸리티 컴퓨팅 사업 규모를 보다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아키텍처 표준화, 가상화 및 자동화 확대, 자원 사용율 최적화 등의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SK그룹도 SK텔레콤에서 이동한 김신배 부회장 취임 이후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에 관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금호아시아나 등도 관련 서비스 도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시장이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이지만 향후 급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미 시장조사 기관인 IDC는 내년까지 전체 IT 비용의 10% 가량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또 소프트웨어의 임대시장 규모가 2012년에는 현재의 3배 수준인 42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IDC는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빌려 쓰는 IT 서비스’가 불황기를 맞아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며 “정수기·비데 같은 전통 내구소비재에서 SW·서버나 컴퓨터·프린터 같은 기업용 첨단 IT 기기나 서비스로 그 범위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윤성 기자 cool@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