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등 철강업체들이 이미 지난해 말부터 감산을 공식화한 상태에서 1월의 생산 위축이 지난해 12월보다 더 커지고 주요 제품의 재고는 오히려 늘어난 사실이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이 때문에 조만간 감산폭이 더욱 커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제철 공정 가운데 제강을 통해 생산된 보통강용 슬래브(두께 200∼250mm 장방형 강편)의 1월 국내 생산량은 202만4천813t을 기록했다.
1월만 비교해보면 2004년 1월(200만1천646t) 이후 최저치이며 지난해 1월 생산량에 비하면 50만t 이상 줄어든 것이다.
슬래브는 압연을 거쳐 각종 철강재가 만들어지는 철강제품의 원재료 격인 제품으로 포스코가 대부분을 생산하는 품목이다.
포스코가 공식적으로 감산에 들어간 지난해 12월에도 슬래브 생산량은 222만4천t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월의 생산 위축이 훨씬 심각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보통강용 빌렛(두께 120∼160mm의 장방형 강편)의 1월 생산량도 73만9천617t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1월(69만7천839t)과 12월(71만7천801t)에 비하면 소폭 늘어난 것이지만 지난해 1월(86만615t)에 비하면 14%나 줄어든 것이며 1월 기준으로는 2006년(66만9천711t)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원재료 격인 제품들의 생산은 크게 후퇴했지만 최종 생산품들의 유통재고는 '위험수위'다.
열연강판의 경우 유통재고 지수가 1월 292.8로 지난해 12월(279.3)보다 큰 폭으로 올라 2005년 10월(306.6)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재고 문제가 가장 심각했다.
후판은 재고지수가 지난해 2월 210.5에서 꾸준히 떨어져 12월에는 145.0을 기록했지만 1월에는 다시 151.2로 상승했다.
다만 냉연강판의 1월 재고지수는 135.4로 지난해 12월(140.6)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이는 올해 자동차 등 냉연강판 수요산업들의 부진이 예상됨에 따라 각 업체들이 냉연강판의 생산량을 중점적으로 축소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업체들의 추가 감산이 점차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달 27일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주주총회 뒤 기자회견에서 3월에도 감산을 이어가 1분기 70만∼80만t을 감산할 계획임을 밝히면서 "경기가 상반기까지만 나쁘다면 200만t까지 감산하겠지만 하반기까지 불황이 이어지면 30%까지 감산해야 할 것"이라며 경기 상황에 따른 추가 감산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원료가 부담 문제와 감산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를 이유로 한 증권사들의 목표가 하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국내 증권사들의 목표가 하향 조정에 이어 모건스탠리가 4일 포스코 목표가를 40만원에서 35만원으로 낮췄고 도이치증권은 지난달 18일 포스코의 목표가를 기존치보다 12% 낮춘 37만원으로 제시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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