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부채비율 5년만에 100% 넘어섰다

2009-03-0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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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경기침체로 기업 경영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대기업의 부채비율이 2003년 이후 5년 만에 100%를 넘어서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따라 경기침체 장기화나 유동성 위기에 대비한 기업들의 현금 확보 노력도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 부채비율 5년만에 100% 웃돌아
5일 재계 및 재벌닷컴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현대중공업, LG, SK, 금호아시아나, GS, 한화, 롯데, 한진 등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금융계열사 제외)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평균 101.9%를 기록했다.

   이는 2007년 말의 84.3%에 비해 20%포인트 가까이 높아진 것으로, 2003년 말 118.2%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100%를 넘어선 것이다.

   10대 그룹 계열사의 부채비율은 외환위기 당시 300%를 넘었으나, 정부의 고강도 구조조정 추진으로 지속적으로 낮아져 2004년 말 97.5%로, 처음 100% 밑으로 내려왔다.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현대중공업(314.2%)이지만, 이는 선박을 건조하기 전에 받은 선수금이 부채로 잡혔기 때문으로 큰 의미는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한진그룹은 작년 말 부채비율이 278.7%로 전년(190.8%)에 비해 크게 높아졌으며, 한화그룹의 부채비율도 20%포인트 가까이 높아져 165.5%에 달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작년 말 부채비율이 169.1%로 높은 편이었지만 전년(181.5%)에 비해서는 다소 낮아졌다.

   국내 최고의 재무건전성을 뽐내는 삼성그룹도 2007년 말 59.1%였던 부채비율이 작년 말 77.7%로 높아져 경기침체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의 영업 상황은 이미 외환위기 당시로 돌아갔으며, 손익분기점을 밑도는 현금흐름으로 인해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재무구조 악화에 현금확보 `비상'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대기업들은 유동성 위험을 피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10대 그룹의 작년 말 현금성 자산은 52조9천억원으로 2007년 말 40조1천억원에 비해 31.9%, 12조8천억원이나 늘어났다.

   현금성 자산은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과 만기 3개월 미만의 채권, 유가증권 등의 금융상품을 말한다.

   특히 작년 말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여 홍역을 치렀던 그룹의 현금 확보 노력이 두드러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7년 말 1조3천억원이었던 현금성 자산을 작년 말 3조9천억원까지 늘렸다. 부채비율이 금호아시아나와 비슷한 한화그룹도 일년 새 현금성 자산을 2조원 넘게 늘렸다.

   부채비율이 118.8%로 10대 그룹 평균을 넘어선 SK도 일년 새 현금성 자산을 3조원이나 늘려 작년 말 현금성 자산이 5조6천억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이 경기침체의 장기화에 대비해 생존자금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작년 하반기 회사채 발행과 은행 차입 등을 통해 현금성 자산을 크게 늘린 것으로 분석했다.

   대우증권의 김성주 투자전략파트장은 "전 세계 경기침체가 언제 끝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대기업의 재무구조는 당분간 악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기업의 현금 확보 노력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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