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종합상사-4부] 종합상사의 원조, 일본은

2009-04-0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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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의 원조는 일본이다. 종합상사의 기원도 100년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그 규모도 국내 상사들에 비해 무려 20배나 크다.

일본 최대 상사인 미츠비시상사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23조1000억 엔(약 345조원)으로 국내 5대 상사의 매출액을 다 합쳐도 50조원이 안 되는 것과 비교해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또 미츠비시 상사를 포함해 일본의 5대 종합상사인 미츠이, 이토추, 스미토모, 마루베니의 매출을 합하면 약 73조 엔(약 1100조원, 한국이나 미국 회계기준에 따르면 약 5분의 1규모)이나 된다. 왜 일본 종합상사들은 이렇게 클 수 있었을까?
◆신뢰받는 일본 종합상사

일본 상사는 이후 해외 무역상들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적인 국책 내수사업으로 성장, 차츰 해외시장으로 발을 넓히기 시작했다. 탄탄한 내수시장으로 얻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에서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해 현재의 모습으로 성장한 것이다.

한국 상사의 경우 정부의 전략사업이긴 했으나 국내에 기반이 미약했고, 현재는 정부의 세제혜택도 사라진데다 제조사들이 직접 무역에 뛰어들며 설 자리가 비좁아졌다.

또 기업이 상사에 대해 거는 기대도 한국과 사뭇 다르다.

일본의 기업집단(게이레츠;系列)은 신사업 발굴 및 진행을 집단 내 종합상사에게 전적으로 맡긴다. 상사는 이를 바탕으로 집단의 정보수집부터 유통, 금융, 건설, 에너지, 식량사업까지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종합상사가 거래망을 뚫어 놓으면 그룹의 계열사들이 직접 유통·무역을 맡게 되는 한국과는 상사의 위상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국내업계 한 관계자는 “상사가 일단 뚫어놓으면 계열사가 직접 유통을 하게 되는 것이 보통”이라며 “때문에 상사는 계속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다녀야 하는 것이 숙명이다”라고 말했다.

◆10년 이상을 본 미래사업 ‘종횡무진’

일본 상사들은 이러한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각종 미래사업을 활발히 진행시키고 있다. 비록 지난해 4분기 철강·원자재값 급락으로 인해 순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지만 여전히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일본 상사들은 일찍이 에너지사업에 진출해 그 사업비중이 이미 50%에 달하며 최근에도 엔고를 앞세워 해외 에너지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도 마루베니와 이토추상사가 각각 칠레와 브라질에 30억 달러(약 4조5000억원)가 넘는 규모의 광산 투자가 이뤄졌다.

또 스미토모와 이토추는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세계수요를 파악, 연료용 천연우라늄 확보에 노력하고 있으며, 미츠비시 상사 역시 태양광에너지 사업에 진작 뛰어들어 지난해부터 태양전지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사업도 벌이고 있다.

그 밖에도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난에 대처키 위해 일본의 각 상사들은 호주, 브라질 등 거대 농업회사와 손잡고 직접 농업경영에 나섰다. 2050년이 되면 인구가 지금의 60억에서 90억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판단, 이에 벌써부터 대비하고 나선 것이다.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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