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택배가 지난달 24일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선정한 '2009년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택배부문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 민영 기업들은 불만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우체국택배 측이 이번 수상과 관련한 보도자료에서 '한진·대한통운 등 주요 택배회사를 제치고'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 민영 기업들은 문제를 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체국택배의 이번 수상에 대해 "우리는 심사에 신청도 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체국택배 측이 특정 기업을 언급하며 운운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능률협회컨설팅의 선정은 업체의 신청 후 내부심사로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 역시 지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우리의 경우 경기침체로 인해 어려움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이번 선정에 목멜 만큼 여유롭지 않다"고 덧붙였다.
민간택배사들과 우체국택배의 신경전은 최근 일만은 아니다.
지난 2001년 지경부 산하 우정사업본부가 택배업계에 진출하면서부터 7~8년 먼저 사업에 뛰어든 민간기업들은 자신들이 닦아놓은 택배물류 인프라를 공기업이 무임승차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더불어 우체국의 택배사업 진출 이후 공공 인프라를 이용한 급성장으로, 택배사업이 '공공성'이냐 '수익사업'이냐에 대한 논란도 불거지기도 했다.
현재 우체국택배는 사업 진출 이후 전국 4000여개에 달하는 우체국 망 인프라를 활용해 빠르게 성장하며 대한통운, 현대택배, 한진, CJ GLS와 더불어 업계 5위권으로 인정받고 있다.
민간 택배사 한 관계자는 "우체국이 '관'쪽에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민간기업과 문제가 생겨도 지고 들어갈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간업체가 주장하는 우체국 택배사업의 공공성 및 무임승차 논란에 대해서는 아직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체국택배 관계자는 "민간기업에서는 계속해서 불공정, 특혜에 대해 언급하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며 "증차 등의 문제에 있어서도 한 대를 늘이는데도 까다로운 허가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능률협회컨설팅의 수상에 대해서도 "이번 수상은 지원한 업체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협회의 공정한 검증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우체국택배가 처음으로 이 상을 받게 된 것은 그만큼 우리의 사업 역량이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말해 준다"고 주장했다.
민영업계 관계자 역시 "민영기업 역시 산간이나 섬 지역 서비스를 제공하긴 하지만 왠만큼의 수익서은 담보되야 하지 않겠냐"면서 "아직 우체국의 공공성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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