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남미의 소액신용대출시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
'금융 백화점'을 표방하던 글로벌 대형은행들이 휘청이고 있는 사이 남미에서는 소액신용대출(마이크로 크레디트)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특화한 소액신용대출이 남미 금융시장에서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남미 나라별 소액신용대출업체수(2007년 기준·출처:FT) |
때문에 무분별한 대출과 파생상품 투자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글로벌 대형은행들에 비해 남미 금융권은 비교적 안정돼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소액신용대출은 서민과 중소기업 등 고객들과의 직접 대면을 통해 상환 능력을 확인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문턱을 낮춰 고객의 접근성을 높인 것도 남미 소액신용대출시장의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남미 금융권은 서민들이 부담없이 방문할 수 있는 약국이나 빵집 혹은 가판에 작은 창구를 열어 간단한 은행 업무는 물론 대출 및 계좌개설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신문은 그러나 남미 금융권이 소액신용대출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지역주민들과 장기간 쌓아온 관계가 한 몫했다며 외국 은행의 섣부른 시장진출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페루 최대 상업은행인 BCP의 조지 젠킨스 애널리스트 역시 "마이크로 크레디트시장에서는 고객과의 신뢰를 쌓는 것이 낮은 대출이자보다 오히려 중요하게 작용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소액신용대출 차용자 증가율 추이(출처:FT) |
글로벌 금융위기로 닥쳐 올 자금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마틴 홀트만 IFC 소액금융부문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소액신용대출시장에서 자금조달이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며 "볼리비아의 경우 지난 2000년 대규모 대출금 상환위기를 겪고 나서 대출보다는 예금 비율을 급격히 늘렸다"고 말했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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