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KT-KTF 합병을 승인하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막기 위한 단서 조항을 달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실상 조건부 승인이 확실시 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오후 5시 KT-KTF 합병에 대한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에 따라 KT-KTF 합병 조건에 KT의 필수설비 분리는 물론 경쟁제한성 문제에 따른 결합상품 마케팅 제한, 주파수 재분배 제한 등이 포함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공정위의 최종 의견을 받아 내달 21일 KT-KTF 합병에 대한 심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방통위는 법률, 경제, 기술 분야 전문가 14명으로 구성된 합병자문위원회를 가동하고 지난 24일부터 합숙에 들어갔다.
자문위원회는 합숙기간 동안 KT는 물론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LG텔레콤, LG데이콤, 케이블TV업체 등 관계자들을 불러 합병 조건 등에 대해 의견 조율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KT-KTF 합병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방통위에 합병 조건으로 △KT가 독점하고 있는 필수설비 분리 △결합상품 등 마케팅 제한 △고효율 주파수 재분배 제한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필수설비 분리에 대해서는 최근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필수설비를 실효성 있게 개선하겠다"는 발언을 한 만큼 '분리'가 되지 않더라도 '공유'를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필수설비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필수설비에 대한 정보 공개, 일정한 공유 비율 책정, 필수설비 제공기간 단축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KT-KTF 합병에 따라 KT의 유선시장 지배력이 무선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한적 조치도 합병 조건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KT-KTF 합병으로 시장지배력 전이가 우려되기 때문에 유무선 결합상품 등 통신상품에 대한 시장점유율 또는 마케팅 제한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기에 오는 2011년 6월로 예정된 '황금주파수(800㎒)' 재분배에 KT 합병법인의 참여를 제한하는 부분도 합병 조건으로 언급되고 있다.
업계는 KT가 KTF와 합병시 전체 통신용 주파수 중 44%가 집중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주파수 재분배시 KT의 참여를 제한하고 후발사업자 또는 신규사업자에게 우선적인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KTF 합병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여서 이제는 합병 반대 보다는 합병 조건에 관심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며 "통신업계 발전을 위해서라도 KT-KTF 합병 이후 최대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조건부 승인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KT도 합병 심사가 속도를 냄에 따라 합병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KT는 합병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지난 24일 회장제 도입, 신규 사업 추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정관변경안을 승인하는 등 합병 준비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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