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전스 대표 서비스인 실시간 IPTV(인터넷TV)의 활성화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11월 17일 KT를 시작으로 올해 1월 SK브로드밴드와 LG데이콤이 IPTV 상용화에 본격 나섰지만 예상보다 가입자 확보가 부진한데다 실시간 채널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네트워크 장애, 느린 반응속도 등에 따라 품질에 대한 불만까지 쏟아져 나오면서 소비자들로부터 IPTV가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경기 침체라는 변수까지 더해져 정부와 업계의 예상과 달리 실시간 IPTV는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상용화 3개월, 불안한 스타트
업계는 올해 IPTV 가입자가 약 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현 추세라면 전망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실시간 IPTV 가입자는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10만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KT 7만9000명, LG데이콤 1만2000명, SK브로드밴드 2600명으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와 함께 결합상품 형태로 요금할인을 내세워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IPTV 조기 활성화를 위해 품질관리 지원기술 등 현안 기술 확보와 표준화 활동을 강화하고 있지만 기존 VOD(주문형비디오)와 차별화된 콘텐츠·서비스의 부족으로 시장 활성화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IPTV가 본격 상용화됐지만 경기 침체와 함께 차별화된 콘텐츠가 없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요금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결합상품으로 가입자가 조금씩 늘고 있지만 실시간 채널 부족, 불안정한 네트워트 등으로 서비스 활성화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시간 채널 확보 '비상'
IPTV 활성화의 관건인 실시간 채널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IPTV 조기 활성화를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IPTV 사업자들은 당초 사업 계획서 상에서 2~3월까지 실기간 채널수를 60개 이상 확보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재 실기간 채널수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KT는 이달 말까지 60개 이상의 실시간 채널을 확보할 예정이지만 현재까지 확보한 실시간 채널은 40여 개에 불과하다. LG데이콤과 SK브로드밴드도 내달 말까지 실시간 채널수를 60개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지만 현재 LG데이콤은 40개 미만, SK브로드밴드는 20여 개에 머물고 있다.
IPTV 사업자들이 실시간 채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케이블TV 진영의 견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현재 인기 채널을 보유한 PP(방송채널사업자)들이 IPTV 진입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아 IPTV 사업자들이 사업계획과 같이 실시간 채널을 확보해 서비스 활성화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실시간 IPTV 활성화의 관건은 실시간 채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렸는데 케이블TV 진영의 견제로 채널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PP와 지속적인 협상을 벌이고 다양한 양방향 콘텐츠 등을 통해 시장 활성화가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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