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단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이 토지대금 납부를 미루면서 연체율도 급증하고 있다.
23일 한국토지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1월말 현재 택지 분양대금 연체금액은 총 3조5013억원으로 전체 회수 대상인 4조354억원의 87%에 달했다.
이 가운데 1월 현재 아파트 등을 짓는 공동주택지의 연체액은 2조3361억원으로 회수 대상 금액(2조6752억원)의 87%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택지지구 공동주택지의 연체액이 총 2661억원, 연체율이 전체 토지 분양대금의 37%였던 것에 비하면 올들어 연체액은 전년대비 778%, 연체율은 135%가 각각 늘어났다.
대한주택공사 등 다른 공공기관이 공급한 토지도 마찬가지다.
주공이 지난해 판매한 화성 봉담, 성남 도촌, 파주 운정 등 공공택지 4개 아파트 부지 가운데 75%인 3개 필지의 중도금이 연체되고 있다. 경기지방공사가 개발중인 광교신도시도 민간 건설ㆍ시행사에게 분양된 7개 필지 가운데 43%인 3개 필지의 토지대금 납부가 지연되고 있다. 아파트 분양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한 지방 뿐 아니라 수도권의 유망 공공택지까지 토지대금 연체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 처럼 공공택지의 연체율이 늘어나는 것은 먼저 금융위기와 건설경기 침체, 건설회사 퇴출 여파로 금융기관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전면 중단하면서 건설사의 자금사정이 악회됐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부동산 시행사가 토지를 분양받은 경우 대출 보증을 서줄 건설회사(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해 땅값 마련을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토지대금 납부가 계속 지연될 경우 올해 분양예정인 공공택지내 아파트 공급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토지공사, 경기지방공사 등 올해 택지 분양을 준비중인 기관들은 미분양을 줄이기 위해 건설사의 대금납부 조건 등을 완화해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