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민족’, 에스토니아 필하모닉 체임버 콰이어 3월 1일 첫 내한 공연

2009-02-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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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발트해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합창단, 에스토니아 필하모닉 체임버 콰이어가 3월 1일 첫 내한공연을 가진다.

발트 3국의 하나인 에스토니아는 전체 인구가 130만 명이 약간 넘는 나라로 음악이 국민들의 정서에 깊이 뿌리내린 나라다. 특히 700년이 넘도록 덴마크, 라시아, 독일 등의 외세에 시달린 에스토니아가 1991년 마침내 독립을 쟁취한 것도 바로 노래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4년여 계속된 집회 때마다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민요와 찬가를 통한 무혈 독립운동을 펼쳤다는 점에서 ‘노래하는 혁명’이 에스토니아 국민들에게 합창이 어떠한 의미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구소련도 노래의 전통을 이어온 시위대를 무력으로 억압하지 못했고, 에스토니아 특유의 노래 전통이 해외에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작지만 힘 있는 이 변방의 나라가 배출한 국립 합창단인 에스토니아 필하모닉 체임버 콰이어(EPCC)는 세계 음악계가 가장 실력 있는 합창단의 하나로 손꼽히는 뛰어난 앙상블을 자랑한다. 이들이 오는 3월 처음으로 내한하여 ‘노래하는 민족’의 진면목을 펼쳐 보인다.

EPCC는 3월 1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에스토니아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74)와 올해 탄생 200주년을 맞는 멘델스존의 곡을 노래한다. 패르트 음악의 권위자인 영국 출신 스티븐 레이튼이 지휘를 맡아 아카펠라 혼성 종교합창음악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현대음악의 거장인 패르트는 명료한 구조 속에서 종소리처럼 울려 퍼지는 음악 어법을 만들어내며, 현대 음악의 저변을 확대시킨 인물이다. 그는 이른바 ‘틴티나불리(작은 종)’라 일컫는 스타일로 어렵고 난해하다고 느껴지는 현대음악의 기류에서 전혀 다른 대안을 제시했다. 미국의 미니멀리즘 작곡가인 스티브 라이히는 “패르트의 음악은 한순간의 유행과는 무관한 인간의 깊은 욕구를 채워준다”고 말한다.

스티븐 레이튼은 개성있는 음악성과 활기 넘치는 연주를 들려주는 지휘자로 최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물론 암스테르담 콘체르트헤보우와 고(古)음악 아카데미와 계몽시대 오케스트라, 잉글리시 내셔널 오페라, 런던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바흐 및 헨델을 연주했다. 특히 2001년 브리튼의 곡을 녹음한 그의 하이페리온 음반은 그라모폰상은 물론 디아파종상 등 ‘올해의 최고 합창음악 음반’으로 선정되었다.

세계적인 합창단으로 꼽히는 에스토니아 필하모닉 체임버 콰이어는 1981년 창단된 이래 발트해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합창단으로 특히 종교합창곡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패르트 음악 연주로 명성을 쌓아 세계 곳곳에 풍요로운 발트해 지역 고유의 노래를 알리고 있으며, 이들의 8개 음반은 총 10회나 그래미상에 노미네이트, 음악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이 중 패르트의 종교합창곡을 담은 <다 파쳄>은 2007년 그래미상 수상의 영광을 안겼다.

내한공연에서는 패르트의 ‘아베마리아’ ‘승리후에’와 ‘7개의 마니피카트 안티폰’ 및 멘델스존의 ‘주여 나를 인도하소서’ ‘거룩하도다 거룩하도다 나의 주’ 등을 노래한다. 02)2005-0114

김나현 기자 gusskrl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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