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법방지법’, ‘집시법’, ‘국회폭력방지법’ 집중분석
소위 ‘떼법방지법’으로 대표되는 사회개혁법안과 국회폭력방지법 등은 미디어법, 금산분리 완화 등 경제법안에 이어 2월 임시국회 판도를 가를 또 하나의 뇌관이다.
현재 한나라당은 이 법안들을 원안 그대로 상임위에 상정해 일사천리로 처리하겠다는 반면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악법’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하는 상태다.
◆사회개혁법안 여야 전략은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 13개 사회개혁법안은 ‘불법 집단행위에 관한 집단소송법(떼법방지법)’, ‘집회ㆍ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집시법)’ 2개 법안이 핵심쟁점으로 꼽힌다. 이를 두고 관련 상임위에선 여야가 이견 차를 재확인, 남은 회기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사회개혁법안에 있어 한나라당은 남은 회기 동안 다른 쟁점법안들과 비슷하게 각 상임위 각개격파 형식으로 ‘상임위 상정-야당과 토론-소위심사’ 등의 과정을 일사천리로 진행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다음 임시국회로 넘기는 한이 있더라도 원안 그대로의 수용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집시법’ ‘떼법방지법’ 둘러싼 설전
행안위 소속 신지호(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한 ‘집시법’의 경우 집회나 시위 시 사전통보, 영상 촬영, 신원확인, 질서유지선 위반에 대한 제한 여부를 규정하고 있다.
이중 ‘신원확인을 어렵게 하는 가면 등의 복면 도구 착용금지’ 조항에 대한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행안위 민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은 “이 조항은 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의 범위를 명확하게 한정하지 않고 있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된다”며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한나라당 주장대로라면 마스크를 쓰고 현금출납기 앞에만 서도 절도죄로 처벌한다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하지만 한나라당에서는 “신분확인이 용이해져 과격 폭력시위를 예방할 수 있다. 미국 같은 선진국도 이 경우 마스크 등을 착용하지 못하게 돼 있지 않느냐”며 중점 추진할 태세다.
집단시위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집단소송제를 도입한다는 취지의 ‘떼법방지법’의 경우 ‘표현의 자유 침해’로 인한 도입 타당성 여부를 놓고 여야 설전이 오갔다.
민주당은 “평등의 가치보다 자유 원칙이 우선돼야 한다”며 “집단소송제는 집회와 시위를 위축시키는 정도가 아니라 원천적으로 집회와 시위를 차단하는 것”이라며 남은 회기에도 적극 저지할 것을 천명했다.
이에 한나라당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반박들을 하는데 누차 설명했듯 불법시위 방지용 집단소송제를 도입한다는 것 뿐”이라며 “집회의 자유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장되는 것이지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시위까지 제한한다는 의미로 확대해석 해선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정쟁도구’ 전락 국회폭력방지법
국회 내에서의 폭력행위를 제한하는 취지의 ‘국회폭력방지법’도 뜨거운 감자다. 이에 민주당은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행위)로 맞서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여야가 임시국회 정국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정쟁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특히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현실적으로 회기 내 쟁점법안 처리는 물 건너 간 상태에서 국회폭력방지법은 야권압박용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또 현행 국회법으로도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행위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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