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는 19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군사력과 경제력만 가지고는 안 된다”며 “창조적인 말의 힘이야말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날 은행회관에서 한국선진화포럼(이사장 남덕우)이 주최한 ‘위기 시대의 오바마와 말의 힘(言力)’이란 주제의 초청강연에서 “실업의 거대한 파고가 다가오는 경제위기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을 가진 정치가의 ‘말의 힘’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언급,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전에서 '‘예스 위 캔(Yes, We Can)’과 같은 선동적인 연설을 했지만 정작 취임 연설에는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취임사를 비판하는 이가 많았지만 이것이 오바마의 ‘말의 힘’”이라며 “만약 오바마가 선동적인 취임사를 했다면 미국은 통합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말의 컨셉전에서 지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이제 국가를 이끌 수 있는 소프트파워는 말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치력, 군사력, 경제력을 합친 것이 말의 힘”이라며 “군사력과 경제력만으로 통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치가들은 말을 통해 싸워야 할 시대가 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강연에는 한국선진화포럼 남 이사장(전 국무총리)을 비롯, 이봉서 전 상공부장관, 이승윤 전 경제부총리, 진념 전 경제부총리,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유장희 이대명예교수 등 학계인사들과 200여명의 대학생들이 대거 참여해 뜨거운 열기를 반영했다.
이보람 기자 bora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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