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기업'은 없다?

2009-02-1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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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이미지…'환경'보다 '기업이윤'이 우선 소비 줄이는 게 해답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녹색' 이미지를 표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친환경'을 강조하는 것은 환경보다는 기업이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스마트머니는 최신호에서 기업들이 잇달아 친환경 시스템을 도입하고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은 이런 노력이 비용절감 등 기업이윤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며 '녹색기업'들에 대한 인식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벌이는 친환경 경영은 무엇보다 기업이윤을 늘리는 데 목적이 있다. 생산 설비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 높일 수록 기업은 더 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

환경 파괴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민원에 소극적으로 반응하는 감독당국의 태도도 알맹이 없는 녹색기업들을 양산하고 있다. 실제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지난 15년간 환경 관련 민원이 제기된 기업에 취한 조치는 12건에 불과하다.

기업들이 친환경 상품임을 강조하기 위해 내세우는 겉 모양보다는 내실을 먼저 따지는 것이 현명한 소비라는 지적도 나왔다. 일례로 제라늄 오일로 만든 세제가 환경에 이로워 보이지만 오히려 농축 세제가 보다 환경친화적인 제품이라는 것이다. 세제의 성분이 농축돼 부피가 줄면 포장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사용 또한 줄일 수 있고 제품 수송을 위한 연료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환경을 강조하는 것은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최근 환경의 중요성이 커지다 보니 기업의 친환경 이미지가 두드러져 보이는 것일 뿐 이들은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필수불가결한 조치들을 잇달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들이 환경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탄소 배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스마트머니는 지적했다.

기업들이 가진 두 가지 얼굴에도 현혹돼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자동차기업들은 배출가스를 줄일 수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개발했다며 한껏 뽐을 내면서도 미 의회에는 배출가스 기준을 낮춰달라며 로비를 벌이고 있다. 은행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기후변화를 막는 데 투자를 하고 있다고 홍보하면서도 석탄회사들에 대한 대출 규모는 줄이지 않고 있다.

스마트머니는 결국 100% 환경친화적인 기업이나 제품은 없다고 결론지었다. 친환경 제품이라고 해도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을 만족시켜 줄 뿐 소비 자체를 줄이는 것에 비할 게 못 된다는 것이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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