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는 12일 ‘외교문서 공개에 관한 규칙’에 따라 30년이 지난 1978년 당시 외교문서를 공개했다.
공개된 문서에는 70년대 말 주한미군 감축추진과 공산권과의 관계개선 등에 대해 한․미간에 형성됐던 미묘한 갈등 상황이 나타나있다.
또 대한항공(KAL) 보잉 707기의 옛 소련 영내 강제착륙사건의 원인과 정부 대응책의 일면을 파악할 수 있는 문서와 냉전시대 남북한의 치열한 외교전을 엿볼 수 있는 내용들도 포함됐다.
정부가 당시 미국의 주한미군 감축 대책의 일환으로 전.평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검토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외무부가 지난 1976년 지미 카터 당시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주한미군 철수론을 제기하고 대한(對韓) 군사원조 삭감을 시사함에 따라 그에 대한 대책으로 전.평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검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부가 실제 미국에 작통권 환수를 제안했는지 여부는 이번에 공개된 문서에는 나타나 있지 않았다.
정부는 당시 미군 철수에 따른 전투력 공백을 우려해 F-16 전투기 구매도 추진했지만 미 의회의 반대로 무산됐던 사실도 확인됐다.
또 정부는 대 공산권 관계개선 전략의 일환으로 옛 소련에 접근하려다 이를 빌미로 미국과 북한이 가까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정보부가 당시 생산한 자료를 보면 미국은 `한국과 소련의 접근이 계속 확대돼 나갈 경우 미국도 북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정부는 판단했다.
아울러 78년 발견된 북한의 제3땅굴을 총선에 선거에 활용하려한 정황도 발견됐으며 78년 5월 강원도 거진 앞바다에서 생포된 북한인 8명의 송환 과정에서 미국 정부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총 1만2000여권, 16만여쪽 분량으로 서울 서초구 외교안보연구원내 외교사료관 `외교문서열람실'에서 마이크로필름으로 열람이 가능하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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