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에 빠진 자동차 업계가 딜러망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위기일수록 호황기에 대비해 우수 딜러를 영입, 판매 확대 전략을 펴겠다는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우수 딜러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수입차 업체 또한 국내에서 전국 딜러망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북미시장에서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빅3의 딜러들이 현대기아차 딜러를 희망함에 따라 이들을 영입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해 올해 미국시장에서 70~80곳의 딜러를 교체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는 북미시장 점유율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기아차는 지난해 말 러시아 모스크바에 판매 법인을 세운데 이어 남미에도 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등 신흥시장 중심으로 딜러 확충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일본시장에서 전국적인 상용차 딜러와 서비스 네트워크를 새롭게 구축해 유니버스를 중심으로 한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유럽지역에서는 현지 딜러들을 대상으로 ‘딜러역량강화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영입에만 그치지 않고 직접 육성에 뛰어들어 판매망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업체는 국내에서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까지 전국적으로 판매망 확대에 나서고 있다.
GM코리아는 지난 9일 이화테크와 대전 지역 캐딜락, 사브 차량 판매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지난해부터 전국 딜러 확장에 힘써온 GM코리아는 올해에만 대구, 대전의 딜러계약 체결 외에도 광주 지역의 전시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GM코리아는 확충된 전국 딜러망을 통해 다각적인 마케팅 및 영업 활동으로 시장을 선점해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브랜드를 출범한 닛산과 인피니티 역시 전국 딜러망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닛산은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과 서초, 분당, 부산의 4개 딜러를 선정한 데 이어 11일 인천에 5번째 공식 전시장을 오픈했다. 인피니티도 서울과 수도권 및 부산, 광주, 대전, 대구를 포함한 전국적인 판매망을 차례대로 갖춰 나가고 있다.
그렉 필립스 한국닛산 사장은 “서울 및 수도권의 4개 전시장 이외 지방에도 3개의 판매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며 “전국을 아우를 수 있는 지속적인 판매망 확대와 체계적인 관리로 한국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성장해 갈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철구 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딜러는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전투병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며 “고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접하는 위치인 만큼, 시장 상황이 어려울 때일수록 적극적인 딜러망 확충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긍정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김영리 기자 mirac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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