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와인 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은 아마도 치즈일 것 입니다. 근래 들어 와인이 많은 관심을 받게 되면서 자연스레 요리 역시 함께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프랑스, 이태리 요리나 스테이크같이 우리의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보다는 서양 레스토랑에서나 가능한 요리들이 대부분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가까운 마트에만 가도 쉽게 와인을 구할 수 있기에 지금부터 주위에서 쉽게, 또는 가정에서 간단하게 준비할 수 있는 음식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와인을 소개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레드와인과는 붉은 육류가 잘 어울린다고 합니다.
레드와인 중에서도 프랑스 보르도의 뽀이약이나 쎙테스테프 지역 같이 타닌이 풍부하고 무거운 와인에는 양념이 짙게 배인 갈비찜이나 불고기 등이 아주 잘 어울립니다. 언제인가 순대를 주제로 각자 와인 한 병씩을 가져오는 모임이 있었는데, 이날 순대 볶음과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이 바로 뽀이약의 와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요즘 제철인 석화는 화이트 와인 중에서도 산도가 풍부하며, 무겁지 않은 뉴질랜드의 쇼비뇽블랑이 제격입니다. 반면에 대게 찜이나 대하구이 등은 드라이하면서도 산도가 많지 않은 샤블리의 샤도네이 품종와인이 최고의 마리아주가 아닌가 생각 합니다.
여기서 ‘마리아주’란 와인과 음식의 잘 어울리는 궁합 정도의 의미로 쓰이는데 와인과 음악과의 매칭에도 쓰입니다.
또 한식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맵지 않게 무친 새콤한 나물류나 백김치와 잘 어울리는 와인은 역시 산미가 좋은 이태리 끼안티 지역의 와인이나 프랑스의 쎙테밀리옹 와인이 입안을 신선하게 자극하여 와인과 음식 모두 그 맛을 잘 살려주는 조합입니다.
요즘에는 세계 와인시장의 추세가 산도가 강한 와인을 즐기지 않아서 인지 예전 볏짚으로 포장해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한 끼안티 클라시코도 산도가 강하지 않게 블랜딩을 한다고 합니다.
특히 이태리 와인을 사랑하는 필자의 경우 개인적으로 이태리 와인은 매운맛의 음식과는 가급적 피하기를 권하는데, 그 이유가 이태리 와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산미와 더불어 무시할 수 없는 바디 감을 중화시켜주는 아로마 때문입니다. 음식의 매운맛이 혀의 미각을 마비시켜 그 풍부한 아로마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끝으로 유독 매운 음식이 많은 우리 밥상에서 잘 어울리는 와인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필자는 감히 호주의 쉬라즈나 칠레의 그랑리져브급의 레드와인을 권합니다. 매콤한 낙지볶음이나 아구찜 등과 함께 지난번 소개한 칠레의 유기농 와인 꼬이얌을 마신 후 얼음처럼 시원한 독일의 리슬링 아이스와인이나 헝가리의 토카이 한잔으로 입안을 시원하게 헹구어 준다면 그 이상의 무었이 또 있을까요?
모든 기호식품들이 그렇듯 상당히 주관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나열한 이런 와인과 음식의 궁합 역시 어디까지나 필자의 주관적인 입맛이 상당부분 차지를 하고 있기에 어떤 분들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책에서 나오는 것 처럼 어떤 와인에는 어떤 음식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오늘 저녁 식탁에 올라온 음식들과 어울릴만한 와인을 한잔 곁들여 보세요.
아마 머지않아 주위 분들에게 자신있게 “이봐! 멸치볶음이랑 잘 어울리는 와인이 뭔지 알아?”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 입니다. 아마도 그것이 그 사람만의 최고의 ‘마리아주’ 일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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