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속도가 빨라지면서 금융권의 대출 연체 규모가 1년 사이 6조원 늘어난 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와 기업, 금융회사의 연쇄 부실은 이제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1일 금융감독원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권의 전체 대출 규모는 작년 말 현재 1251조9700억 원(은행.보험.카드사를 제외한 저축은행.상호금융회사는 작년 9월 말 기준)이며 이중 연체금액은 29조12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체금액이 1년 전보다 29%, 6조5600억 원이나 급증하면서 연체율은 2.04%에서 2.33%로 상승했다.
금융 업종별로 보면, 은행의 연체규모가 5조9천억 원에서 10조 원으로 급증함에 따라 연체율이 0.74%에서 1.08%로 뛰었다.
저축은행 연체금액은 6조9300억 원에서 8조5800억 원으로,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회사는 5조8400억 원에서 6조4800억 원으로, 보험사는 2조8억 원에서 3조 원으로 각각 불어났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연체율은 14.7%에서 16%로, 상호금융회사는 4%에서 4.3%로 각각 높아졌다. 반면 보험사는 연체보다 대출이 더 많이 늘어나 연체율이 3.93%에서 3.76%로 낮아졌다.
경제 주체별로는 중소기업과 가계의 연체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중소기업의 은행 연체금액은 1년 사이에 3조7000억 원에서 7조2000억 원으로 2배가량으로 급증했고 연체율은 0.7%포인트 올라간 1.7%로 계산됐다. 가계의 은행 연체금액은 2조 원에서 2조3000억 원(연체율 0.55%→0.6%)으로 늘어났다.
보험사 역시 중소기업 연체금액은 2천억 원에서 4천억 원으로, 연체율은 2.01%에서 2.5%로 각각 증가했다.
올해 경기 악화와 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대출 연체 규모는 앞으로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금융권의 대출 연체 규모가 조만간 4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대출 부실에 따른 은행들의 최대 손실 규모를 12조~26조 원으로 예상했다.
금융연구원 신용상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은행과 저축은행 등의 부실이 드러나는 것은 이제 시작"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하고 사회안전망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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