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이란 중앙선 위를 서로 마주보고 각기 자동차로 질주를 하여 공포에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재빨리 중앙선을 비껴난 쪽이 '치킨(겁쟁이)'으로 간주되는 게임으로 공포에 조금이라도 더 오래 견디는 쪽이 승자가 된다.
BA도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입장으로 여러 항공사들과의 협상에서 끝까지 버티기 식으로 일관해 주주들의 기대만 높여 주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최근 파이낸셜타임즈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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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지부진한 영국의 브리티시 항공의 여러 항공사들과의 협상 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
BA는 이베리아 항공사의 지분 9%를 보유하기 시작한 1999년부터 합병을 준비해 왔으나 그 이후 합병은 몇 번씩이나 결렬되고 항상 막바지에 가서 흐지부지 되기 일쑤였다.
또 지난해 BA는 호주의 콴타스항공을 인수하려고 했으나 좌절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베리아 항공의 페르난도 콩테 회장과 BA의 윌리 월쉬 최고 경영자(CEO)는 지난 주 "여전히 합병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해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양 항공사의 주주들은 일단 합병을 반기는 분위기다. BA 측은 콴타스 항공과의 합병으로 4억 5000만 파운드(약 9265 억원)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두 거대 항공사의 합병에 성공한다면 6억 파운드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자산 가치 약 33억 파운드로 업계 규모 1위의 거대항공사가 탄생하는 것이다.
자본확충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는 양사의 합병에 장애물이 되는 것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항상 동등한 위치를 강조하기 때문에 협상을 주도하는 쪽이 없다는 것이 합병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로 인해 합병 후 어느 부문에 어떤 경영진을 배치할 것이고 비용 절감 혹은 투자는 어느 부문에 집중할 것인지 등의 결정을 두고 항상 삐걱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슈들로 인해 합병이 성공한다 할지라도 합병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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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유럽에서 BA가 합병을 추진할 만한 항공사는 더 이상 없고 BA나 이베리아 항공사가 원월드 얼라이언스의 제휴사인 아메리칸 에어라인(AA)과 함께 미국내에서 반독점 면제권(ATI:AntiTrust Immunity)를 받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여 BA는 현재 협상 중인 합병인수건에 올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미국 당국으로부터 면제 판정이 내려지면 반독점 제재를 받지 않고 태평양 횡단 운항편을 통합하고 가격 체계와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에서 타 항공사들에 비해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교통인프라 위원회의 짐 오베스타 대표는 스카이팀과 스카이 얼라이언스가 현재 누리고 있는 반독점면제권을 원월드에게까지 부여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반독점 면제권때문에 BA와 이베리아 항공 양사의 대표는 합병추진에 부담감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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