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항공업계도 '치킨게임'?

2009-02-12 07:56
  • 글자크기 설정

BA 버티기 식 합병협상으로 비판

글로벌 항공업계에 치킨게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 브리티시 항공(BA)의 스페인 이베리아 항공과 호주 콴타스 항공에 대한 합병 인수협상 과정이 자동차를 이용하여 서로의 담력을 겨루는 게임인 치킨게임으로 비유되면서 지지부진한 BA의 합병협상 방식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치킨게임이란 중앙선 위를 서로 마주보고 각기 자동차로 질주를 하여 공포에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재빨리 중앙선을 비껴난 쪽이 '치킨(겁쟁이)'으로 간주되는 게임으로 공포에 조금이라도 더 오래 견디는 쪽이 승자가 된다.

BA도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입장으로 여러 항공사들과의 협상에서 끝까지 버티기 식으로 일관해 주주들의 기대만 높여 주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최근 파이낸셜타임즈가 보도했다.

   
 
사진: 지지부진한 영국의 브리티시 항공의 여러 항공사들과의 협상 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BA는 이베리아 항공사의 지분 9%를 보유하기 시작한 1999년부터 합병을 준비해 왔으나 그 이후 합병은 몇 번씩이나 결렬되고 항상 막바지에 가서 흐지부지 되기 일쑤였다.

또 지난해 BA는 호주의 콴타스항공을 인수하려고 했으나 좌절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베리아 항공의 페르난도 콩테 회장과 BA의 윌리 월쉬 최고 경영자(CEO)는 지난 주 "여전히 합병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해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양 항공사의 주주들은 일단 합병을 반기는 분위기다. BA 측은 콴타스 항공과의 합병으로 4억 5000만 파운드(약 9265 억원)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두 거대 항공사의 합병에 성공한다면 6억 파운드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자산 가치 약 33억 파운드로 업계 규모 1위의 거대항공사가 탄생하는 것이다.

자본확충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는 양사의 합병에 장애물이 되는 것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항상 동등한 위치를 강조하기 때문에 협상을 주도하는 쪽이 없다는 것이 합병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로 인해 합병 후 어느 부문에 어떤 경영진을 배치할 것이고 비용 절감 혹은 투자는 어느 부문에 집중할 것인지 등의 결정을 두고 항상 삐걱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슈들로 인해 합병이 성공한다 할지라도 합병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유럽에서 BA가 합병을 추진할 만한 항공사는 더 이상 없고 BA나 이베리아 항공사가 원월드 얼라이언스의 제휴사인 아메리칸 에어라인(AA)과 함께 미국내에서 반독점 면제권(ATI:AntiTrust Immunity)를 받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여 BA는 현재 협상 중인 합병인수건에 올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미국 당국으로부터 면제 판정이 내려지면 반독점 제재를 받지 않고 태평양 횡단 운항편을 통합하고 가격 체계와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에서 타 항공사들에 비해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교통인프라 위원회의 짐 오베스타 대표는 스카이팀과 스카이 얼라이언스가 현재 누리고 있는 반독점면제권을 원월드에게까지 부여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반독점 면제권때문에 BA와 이베리아 항공 양사의 대표는 합병추진에 부담감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