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으로 올해 전 세계 PC 판매량이 8년만에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전 세계 PC 판매량이 지난 2001년 이후 8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8일(현지시간) 전했다.
IT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IDC의 로렌 러버드 애널리스트는 "IDC는 올해 세계 PC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4%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판매량이 전망치에 이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PC 판매의 부진을 예고하는 징조는 연초부터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PC 판매량 증가세를 이끌어 왔던 신흥시장이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PC업계는 성장세에 있는 신흥시장이 선진국시장의 침체를 보완해 줄 것으로 기대해왔다. 하지만 신흥시장을 주요 무대로 성장해온 세계 4위 PC 메이커 레노보는 지난주 3년만에 처음으로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달 올 상반기 PC 판매량 증가세가 지난해 마지막 분기 실적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MS의 PC 판매량은 직전 분기에 10~12% 늘었다.
MS가 새로운 윈도 운영체계(윈도7)를 조기 출시하겠다고 밝힌 것도 연초 PC 매출 부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을 중심으로 한 수요자들이 윈도7을 기다리며 PC 구입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새 버전은 이르면 오는 7월께 선보여질 전망이다.
하지만 윈도7이 출시되더라도 기존의 전통적인 PC에 대한 수요는 되살아나지 못 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데이비드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윈도7은 사양이 낮은 컴퓨터에서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양이 높은 기존 컴퓨터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PC업계의 관심은 미니 노트북 컴퓨터인 '넷북'으로 쏠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에 팔린 노트북 컴퓨터 8대 가운데 1대가 넷북으로 전문가들은 올해 넷북 판매량이 두배로 증가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넷북의 가격이 저렴한 만큼 전체 PC 매출 중 넷북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