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주 지출’ 환란 후 최대 급감

2009-02-09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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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먹고 입는 기본적인 의식주 수단마저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9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시작된 미국발 금융 쓰나미가 그해 11월과 12월에 실물 경제를 덮치면서 의복 구입과 외식 그리고 주택 및 자동차 구입 등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줄고 있다.

   작년 12월 의식주 품목의 전년 동월 대비 평균 소비지출 감소율은 -7%로 1997년 외환 위기 이래 최대다.
한마디로 경제 주체들이 소득 감소와 실업에 대한 공포로 기본적인 생활 소비마저 줄이는 처지에 몰린 것이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내수 지표가 좋지 않다고 생각은 했지만 의식주가 이 정도로 동반 침체하는 것은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처음 본다"며 "정부도 예상하지 못할 만큼 빠른 속도로 소비가 줄고 있다"고 우려했다.

   경기 활황시 가장 불티나게 팔리던 옷은 이젠 가장 구매를 미루는 아이템이 돼버렸다. 올 겨울 유난히 추웠지만 웬만하면 새 옷보다는 헌 옷으로 버텼다.

   지난해 12월 가정용 직물 및 의복 판매액은 2조8천29억원에 불과했다. 최근 3년간 12월에 직물.의복 판매액이 3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월 직물.의류 판매액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18.2%로 역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6년 1월 이후 3년여 만에 최저치였다. 직물.의류가 속해있는 준 내구재도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13.6%를 기록했다.

   외부 활동시 꼭 필요한 신발.가방 구입도 큰 폭으로 줄었다. 작년 12월 신발.가방 판매액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11.5%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반전됐다. 역시 2006년 이후 최저치다.

   음식 또한 외식을 최대한 줄이고 집에서 직접 해먹는 분위기다. 작년 4분기 일반 음식점업 생산은 전년 동기보다 5.6% 감소했다. 이는 통계가 있는 1999년 이후 최악의 감소율이다. 생산지수 조사의 기준이 매출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음식점에 손님이 없다는 말이다.

   주택, 자동차, 가구 등 주거 관련 소비 감소는 현기증이 날 정도다. 작년 12월의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5만7천여건으로 2년 전인 2006년 12월의 11만6천여건과 비교할 때 절반 정도에 그쳤다.

   경기도의 경우 작년 12월에 1만여건만 거래돼 작년 4월의 2만2천여건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주택 수요가 줄면서 건설사들의 건축 수주도 급감했다. 작년 11월의 건축 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47.7%나 감소했다.

   자동차 또한 작년 12월의 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26.0%, 출하는 25.7%가 줄었다. 승용차 판매 지수도 작년 11월에 전월 대비 28.4%가 감소했다가 연말인 12월에 밀어내기식 할인판매로 전월 대비 7.1% 늘었을 뿐이다.

   더구나 올 1월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작년 동월 대비 48.4% 감소한 18만9천360대에 그쳤다. 이는 파업에 따른 조업차질이 극심했던 2006년 7월 이후 최저치로, 자동차 업체들이 소비자의 구매 감소로 벼랑 끝에 몰렸음을 보여준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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