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CEO가 뛴다] 윤석금 웅진 회장 “극동건설 아킬레스건 해결?”

2009-02-0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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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극동건설 인수로 인한 가슴앓이가 최근 계열사인 웅진홀딩스가 웅진해피올을 흡수합병하면서 조금은 진정되고 있는 국면이다.

2007년 차입금 5000억원을 들여 극동건설을 인수한 이후 웅진그룹의 신용평가는 A에서 A-로 하향 조정됐다. 불안심리 확산으로 주가도 하향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웅진씽크빅, 웅진코웨이, 웅진식품 등 각 계열사들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난 셈이다.

극동건설은 10년 전 외환위기 당시 무너졌던 건설사 중 하나다. 그간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더니 최근 더욱 악화된 건설경기로 인해 분양률이 거의 바닥상태다. 지난해 하기로 한 새 브랜드 런칭도 무기한 연기됐다.

윤 회장이 건설업에 욕심을 낸 이유는 출판, 정수기렌탈 사업 등 소비재 사업에 이어 건설, 폴리실리콘, 에너지 등 손을 뻗치면서 인프라를 구축할 계열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 일환으로 2008년 1월에는 웅진케미칼까지 인수했다.

일각에서는 윤 회장의 이런 사업 확장에 대해 “문어발식 무리한 추진”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극동건설 인수에 대해 건설업 붐이 일어나면 비싼 값에 되팔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그도 그럴 것이 투자금 대부분이 외부 차입금이라 그룹 전체의 재무적 부담이 더 늘어나기만 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웅진홀딩스의 차입금은 6808억원에 이르렀다. 부채비율은 93.3%에 육박했다. 무리한 투자라는 인식이 팽배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윤석금 회장은 웅진홀딩스-웅진해피올 계열사간 흡수합병이라는 비자의 카드를 과감하게 꺼내들었다. 웅진홀딩스는 유동성 현금 598억원을 보유하면서 재무구조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시장의 불안감을 잠시나마 잠식시켰다.

윤 회장의 이런 행보는 그만의 독특한 성격에서 비롯됐다. 29년동안 사내에서도 시대를 앞서가면서 항상 도전하는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일, 도전, 변화, 고객, 조직, 사회를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라는 뜻이 담긴 ‘또또사랑’ 철학이 바로 그것.

올 초 윤석금 회장은 “웅진그룹의 올해 화두는 ‘꿈’이다”며 “극동건설, 웅진폴리실리콘 등을 업계 최고로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미래 성장 에너지 사업은 웅진그룹을 더 성장하게 하느냐, 후퇴하게 하느냐에 사활이 걸린 중대한 사안이다.


한편 웅진해피올, 웅진씽크빅, 웅진식품 등 현재 서울 종로타워에 있는 계열사들은 3월이 되면 충무로에 있는 극동빌딩으로 이사 간다.

웅진그룹 측은 “극동건설 등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하게 하는 등의 이유로 이사를 결정했다”며 “이 빌딩을 구매해 사옥으로 쓰는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많지만 그건 아니다”고 말했다.

새 출발을 다짐하는 웅진그룹은 지난해 매출 약 4조6000억원과 영업이익 3400억원(추정치)을 달성한 바 있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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