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유기농 콩 원재료는 '중국산' ...소비자 "속았다"

2009-02-05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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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이라기에 비싼 돈 주고 사먹었는데 알고 보니 중국산”이었다며, 대형마트에서 두부를 고르던 한 소비자가 속은 기분이 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일산에 사는 주부 정모씨(37)는 “비싸도 가족의 건강을 생각해서 국산이나 유기농 제품을 사게 되는데 100% 유기농 제품이 중국산 이라니 충격적”이라며 “중국산 콩을 굳이 비싼 돈 주고 사먹을 필요 없는 것 아니냐”고 울분을 토했다.

또다른 한 주부는 “풀무원의 평소 깨끗한 브랜드 이미지를 믿고 비싸더라도 구입했는데 대기업의 상술에 우롱 당한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했다.

100% 유기농 제품이라는 풀무원 두부와 콩나물의 원산지가 ‘중국산’이라는 사실에 소비자들의 비난이 거세다.

풀무원은 지난해 7월 콩기름을 포함한 모든 제품에 유전자조작(GMO) 콩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을 비롯해 평소 안전한 먹거리를 앞세운 마케팅으로 유기농ㆍ친환경 대표 기업이란 깨끗한 브랜드 이미지를 부각시켜 왔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두부나 콩나물의 재료로 쓰이는 유기농 콩의 원산지가 중국이라는 사실을 대부분 모르고 있어 속았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멜라민 파동 이후 중국산 원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불황에도 일반 식품보다 적게는 20~30%, 많게는 2~3배 비싼 유기농식품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풀무원은 유기농 두부, 오가닉스 유기농 콩나물, 유기농 콩 생나또 등 다양한 유기농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으며, 제품에 사용된 유기농 콩의 원료는 모두 중국에서 계약 재배되고 있다.

가격 또한 기존 수입콩 제품에 비해 두 배 가량 비싸며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들 중 최고가다. 여기에 유기농 전문매장인 ‘올가홀푸드’에 유기농 식품에서 친환경 소재의 생활용품까지 2500여 가지를 판매하며 시중보다 가격은 높은 편.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사실상 국내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콩은 거의 없다”면서 “유기농 콩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대부분 유기농=국내산으로 알고 구입을 한다. 풀무원은 TV 광고를 통해 깨끗한 기업 이미지만 부각시키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원산지에 대한 정보제공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다”며, “제도적으로 문제 될 건 없지만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려야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풀무원측은 “중국 지린성 지방에서 계약 제배되고 있는 유기농 콩은 중국 정부뿐 아니라 국내 인증기관(한국콩가공식품협회)의 정기적인 검사와 인증 과정을 거쳐 수입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말했다.

또 “생산이력정보제와 유기농 콩 농장 주부체험단을 운영해 안전성을 알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민지 기자 choimj@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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