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는 롯데쇼핑은 덩치 겨루기에서 신세계를 앞섰지만, 실속을 챙긴 것은 신세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롯데와 신세계의 지난해 매출액이 집계되면서 ‘누가 장사를 잘 했느냐’가 관심이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마트 등에서 지난해 매출액 10조9695억원, 영업이익 7690억원, 신세계는 매출 10조8506억원, 영업이익 8400억원을 나타냈다.
4일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가 건대 스타시티점 등 백화점 신규 출점이 많았고 광주, 김해 등에서 대형 아울렛 점을 오픈하는 등 외형 키우기에 집중한 것이 매출액에 그대로 나타났다”며 “롯데쇼핑에는 마트 매출액이 포함됐지만 신세계는 빠져 있는 상태라 억울한 감이 좀 있는 편”이라고 전했다.
롯데쇼핑의 총매출액에는 롯데슈퍼의 매출액 7824억원이 포함됐다. 신세계는 신세계마트가 법적 결합이 늦어져 매출 약 1조원이 총매출액에 합산되지 못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마트 매출액이 빠져있는 것도 그렇고 영업이익 증가율면에서도 신세계는 9.6%인 반면 롯데쇼핑은 1.6%밖에 안된다”며 “마트 법적결합 등이 이뤄지는 올해는 가뿐하게 롯데쇼핑을 앞지를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의 주장은 신세계와 사뭇 다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공시 집계 결과 총 매출액에서 3년만에 유통지존 자리를 탈환한데 큰 의미가 있다”며 “마트 결합 등을 운운하는 것은 1위를 향한 희망 사항일 뿐”이라고 못 박았다.
롯데쇼핑은 줄곧 총 매출 1위를 차지해오다 2006년 급성장한 이마트를 안은 신세계에 역전당한바 있다. 2007년에도 신세계에 177억원가량 뒤졌다. 그러던 중 지난해 총매출액이 신세계를 앞서게 된 것.
증권가에서는 덩치 성장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률이 낮아진 롯데쇼핑에 대해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한 증권사는 “롯데쇼핑의 영업이익률은 2006년 8.1%, 2007년 7.5%, 2008년 7% 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무리한 해외 투자와 출점 속도 가속화, 신세계 등과의 경쟁심화 등으로 당분간 영업이익률은 하락세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기불황으로 올해의 소비심리도 여전히 악화될 것으로 보여 공격적인 투자중인 롯데쇼핑의 올해 실적 전망이 불투명하게 진단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신세계에 대해 “올해 총매출액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며 “무리한 투자대신 안정성 있는 경영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또 “영업이익률 부문에서는 급성장하고 있는 홈플러스와의 경쟁심화, 신규 오픈 백화점 등의 비용부담 등으로 증가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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