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고등어값 '급등'...관리 비상
통계청 '1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됐다.
그러나 정부가 집중 관리하겠다던 52개 주요 생필품 물가 일명 ‘MB물가지수’는 올들어 41개 품목의 값이 올랐다.
◆1월 소비자물가 3.7% 상승..6개월째 둔화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7%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 5.9%로 정점을 찍은 뒤 8월 5.6%, 9월 5.1%, 10월 4.8%, 11월 4.5%, 12월 4.1% 등으로 6개월 연속 둔화됐다.
이같은 둔화 추세는 그동안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적됐던 원유,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하락 등에 따른 것이다. 전월대비 상승률은 0.1%로 지난해 12월의 보합과 대비됐다.
식료품 등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8% 상승했다. 전월보다는 0.2% 올랐다. 생선류·채소류·과실류를 대상으로 한 신선식품지수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1%, 전월에 비해서는 6.1%가 각각 상승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작년 동월보다 5.2% 올랐으나 12월(5.6%)보다 상승폭이 둔화됐다. 전월에 비해서는 0.2% 올랐다. 부문별로 작년 동월비 증가 폭을 보면 공업제품이 3.3% 올랐다. 이중 석유류는 14.1% 하락해 지난 2007년 3월 수준까지 떨어졌다.
서비스 부문은 3.7% 오른 가운데 집세는 2.3%, 공공서비스 2.2%, 개인서비스 4.8% 각각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5.9% 올랐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한 품목별 물가 상승률을 보면 개인서비스 중에선 사립대 납입금(7.1%), 유치원 납입금(8.4%), 공동주택관리비(5.9%), 외식용 삼겹살(11.6%), 미용료(8.1%), 보육시설 이용료(6.6%), 대입학원비(6.9%), 고입학원비(5.5%)가 눈에 띄게 올라 서민층의 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와 월세는 각각 2.6%, 1.9% 올랐다.
◆MB지수 대부분 가격 상승
52개 MB지수 품목 중 서민들의 일상과 직결되는 41개 제품 가격이 상승했다.
1월 들어 전년 동월비 상승폭이 가장 컸던 품목은 양파(55.5%)였다. 우유 가격도 36.1% 급등했다. 고등어(35.8%)와 돼지고기(25.0%) 등 일부 농축수산물도 수급불균형으로 가격이 많이 올랐다.
밀가루값은 2.4%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락폭이 적은 탓에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빵(15.9%)과 라면(14.7%), 자장면(5.8%), 스낵류(16.3%) 가격이 크게 올랐다.
서비스 가운데는 목욕료가 14.2% 오르면서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고, 원가 상승 압력에 따라 설탕가격도 13.0%로 크게 인상됐다.
가격이 하락한 품목은 11개였다. 신선식품과 석유류 제품이 주를 이룬다.
특히 지난 달 전년동월비 -55.0%를 기록한 배추가격은 1월에도 -39.2%를 나타내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무는 -32.1%, 파는 -40.1%까지 떨어졌다. 사과 가격도 -6.5%를 기록했다.
MB물가지수는 지난해 3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학원비와 라면, 소주, 배추, 돼지고기 등 서민들이 많이 소비하는 52개 생필품을 MB물가 품목으로 지정해 특별관리하라고 지시한 데 따라 만들어진 것이다. 통계청은 이에 따라 지난해 4월부터 매달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할 때마다 이들 생필품의 소비자 물가 동향도 함께 발표해왔다.
하지만 MB지수는 지난해 상반기 물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상황에서는 나름대로 유용성을 갖고 있었지만 최근 6개월째 물가가 하향 안정세를 이어가면서 그나마의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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