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막차타자… 정기예금 급증

2009-02-0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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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금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고금리 예금 막차에 동승하려는 투자자가 늘면서 지난달 정기예금 잔액이 급증했다.

정기예금이 불어나며 시중은행들의 총수신도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금리하락 영향으로 요구불예금과 시장성예금이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어 총수신 증가세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외환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29일 현재 266조3227억 원으로 전월 말 대비 8조3623억원(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이 판매한 머니마켓펀드(MMF)의 증가폭 5조9868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은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3096억원 감소했지만 12월에는 3조7482억 원 늘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정기예금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안전자산인 은행 예금으로 이동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자 예금금리 인하를 우려한 고객들이 예금 가입을 서두르면서 증가폭이 확대됐다.

정기예금 증가로 은행권의 총수신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들 은행의 총수신은 지난해 12월 한달간 12조7119억 원 급감했지만 지난달 29일 현재 603조9484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1조7377억 원(0.3%) 늘었다.

은행들이 확보한 자금으로 대기업 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위주로 운용에 나서면서 원화대출도 증가세로 전환됐다.

시중은행의 원화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 한 달간 3조3306억 원 줄었지만 지난달 29일에는 559조3011억 원으로 전월 말보다 2조9555억원(0.5%) 증가했다.

그러나 사실상 제로금리인 요구불예금과 시장금리에 연동되는 시장성예금이 금리하락 여파로 급감하고 있어 총수신 증가세가 지속될 지는 의문시되고 있다.

6개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지난달 29일 현재 135조1833억 원으로 두 달새 13조4229억 원 급감했고 시장성예금은 77조6264억 원으로 5개월간 16조3665억 원 감소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시와 부동산 시장을 이탈한 자금이 예금금리 인하 전에 정기예금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정기예금 증가세가 둔화 기미를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총수신 증가세가 장기간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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