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 가격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밀가루, 식용유, 배합사료 등 곡물가공품의 가격이 3월 이후 본격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태훈 부연구위원의 '국제 곡물 가격이 곡물가공품 가격에 미치는 파급 시차'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제 곡물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지만 국내의 곡물가공품 값은 여전히 상승 추세에 있거나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국내 밀가루의 소비자가격도 작년 7월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하고 있으나 그 폭이 국제 밀 가격의 하락 폭보다 훨씬 작고, 대두유가 포함된 식용유의 소비자가격이나 대두.옥수수를 쓰는 배합사료의 생산자가격은 여전히 상승하는 추세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곡물가공품 가격은 유통단계별 마진뿐 아니라 국제 곡물 가격, 환율, 운임 등에 영향을 받으며 선물거래와 현물거래 비중 등에 따라 국제 가격의 변동이 수입가격에 반영될 때까지 시차가 걸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시차분포모형을 설계해 국제 곡물 가격이 변한 뒤 그 영향이 국내 곡물가공품 가격에 미칠 때까지의 시차를 분석했다.
그 결과 밀가루 값은 국제 밀 선물가격과 5∼6개월, 식용유 값은 국제 대두 가격과 3∼4개월, 배합사료의 경우 국제 옥수수 선물가격과는 4개월, 국제 대두 가격과는 5∼6개월의 시차를 두고 각각 변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이를 토대로 국제 곡물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한다고 가정할 경우 밀가루는 2∼3월 빠른 속도로 값이 하락하고 식용유는 이달부터, 배합사료는 3월 이후 값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곡물가공품 가격도 3월 이후 본격적으로 하락하겠지만 유가나 환율, 운임 등이 변동할 경우 가격 추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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