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락 오바마 새 행정부 출범 이후 북.미 간 첫 민간교류가 될 이번 방북에는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대사, 모튼 아브라모위츠 전 국무부 차관보, 리언 시걸 동북아 안보협력 프로그램 국장 등 6-7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보즈워스 전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대북 특사로 비중있게 고려하고 있는 인물이고, 리언 시걸 역시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사여서 이들의 방북이 단순한 민간 교류 이상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정통한 한 인사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보스워스 전 대사 등 6-7명의 방문단이 오는 3일 평양을 방문해, 북측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 등 북측 고위급 인사들을 접촉한 뒤 7일께 미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북한 중앙통신이 남한 정부를 비난하면서 남한과의 군사.정치적 합의를 모두 무효화한다는 성명을 발표해 남북관계가 초긴장 상태로 빠져들고 있는 상황임에도 이들의 방북이 추진될지 여부에 대해 "기본적으로 북한은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별개로 하고 있어 이들의 방북은 그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문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한 인사는 방북 계획을 묻는 질문에 "지금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입장에 있지 않다"며 확인을 거부하면서도 "방북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해 방북이 추진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북한과 관계된 일은 실제로 이뤄지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것 아니냐. 그때 가봐야 알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 "북한 방문이 성사돼 다녀오고 나면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감한 문제인 만큼 실명을 사용하지 말아 줄 것을 요청했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현재로서는 지난번 오바마 대통령 취임 직전 평양을 방문했던 셀리그 해리슨 미 국제정책센터(CIP) 아시아프로그램 국장과 비슷한, 북.미간 민간교류 확대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러나 방북 인사들의 비중으로 봤을때 양측이 현 경색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모종의 논의를 진전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보즈워스 대사 등 방북단은 평양을 다녀온 뒤 미 국무부 및 백악관측 관계자들과 논의 결과를 공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 구상에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앞서 지난 12일부터 5일간 방북했던 해리슨 국장은 북한 관리들에게서 이미 30.8㎏의 플루토늄을 무기화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이는 4개에서 5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으로 이해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미 조지아대 부설 국제문제 연구소 소장인 박한식 교수는 내달 말께, 북측 인사들을 초청해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북미 또는 남북간 현안 해결을 위한 학술 포럼을 개최할 예정으로 있는 등 북.미간 민간 접촉이 활기를 띨 조짐이다.
조지아주 애선스 시에서 개최되는 이 포럼에는 미국 측 전문가들은 물론, 한국 측에서도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등 2-3명, 북측에서는 리종혁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등 2-3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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