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의 한파로 골프회원권 가격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9일 국세청은 전국 186개 골프장의 385개 회원권의 기준시가를 고시하고 이 가운데 신규분을 제외한 370개 회원권의 기준시가가 지난해 8월 고시분보다 평균 17.6% 하락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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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회원권 상위 10개 | ||
이러한 하락폭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8월(-23.9%) 이후 가장 크다. 매년 두 차례 고시되는 골프장 회원권 기준시가는 2004년 12월 고시분 이후 계속 상승하다가 지난해 8월 3.9% 하락한데 이어 이번에는 하락폭이 확대됐다.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고가 골프회원권을 대거 내다팔면서 전체 회원권의 가격 하락을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주로 수도권에 위치한 골프장들이 가격이 대폭 하락했다.
이미 고시된 370개 회원권 중 66% 가량인 244개가 6개월 전에 비해 기준시가가 하락했고 121개는 변동이 없었다. 기준시가가 오른 회원권은 5개에 불과했다.
남촌골프장의 경우 반 년 만에 53%(8억7000만원)나 하락하는 등 10억원 이상 고가 회원권의 기준시가는 6개월 전에 비해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락률 기준으로는 뉴스프링빌(-55.6%), 남촌(-53.4%), 비젼힐스(-50.4%), 이스트밸리(-49.5%), 파인크리크(-49%), 아시아나(-48.5%), 강남300(-48.4%) 등이 거의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29.8%)가 하락폭이 가장 컸고, 강원(-15.7%), 충청(-11.1%), 영남(-7%), 호남(-4.8%), 제주(-3.8%) 등의 순으로 나타나 수도권 고가 회원권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고시된 기준시가는 양도소득세와 상속․증여세 과세시 보충적 과세기준으로 활용되며 실거래가의 90%(5억 원 이상 회원권은 95%)선에서 결정된다.
기준시가가 비싼 곳은 남부(12억4600만원), 가평베네스트(8억9000만원), 레인보우힐스(8억5500만원), 남촌(7억6000만원) 등의 순이었고 싼 곳은 팔공(1750만 원), 상떼힐익산(2200만원), 캐슬렉스제주(2450만 원), 광주(2500만 원) 등이었다.
이정길 국세청 재산세 과장은 “불황의 여파로 법인들이 자금확보를 위해 현금화가 쉬운 고가의 골프회원권을 많이 내놓고 있는 가운데 골프 자제령 등도 고가 회원권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조윤성 기자 co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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