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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인도공장을 방문해 현지 직원들을 격려하는 정몽구 회장/현대.기아차 제공 |
글로벌 불황 극복을 위한 사업계획 마련을 위해 연초부터 설 연휴까지 두문불출하던 정몽구 현대·기아차동차 그룹 회장이 기축년 첫 글로벌 현장 경영지로 유럽을 선택했다. 불황을 돌파하기 위한 묘책을 유럽 현지 공장에서 찾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정 회장은 내달 초 출국해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체코와 슬로바키아, 러시아를 차례로 방문한다. 눈길을 끄는 곳은 연산 10만대 규모의 러시아 완성차 공장 건설 현장이다. 자동차 수요가 줄어 공장 건설이 늦춰질 것으로 예상됐던 곳이지만, 정 회장 특유의 추진력으로 일정대로 완공할 것이라는 의중을 대내외에 보이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유럽에서의 현장 경영을 마친 정 회장은 곧바로 귀국해 사업계획을 확정한다. 이와 관련 이재록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지난 22일 기업설명회에서 내달 초 사업계획이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 회장의 귀국과 맞물려 현대·기아차의 사업계획도 구체화 되는 셈이다.
정 회장의 심중에 무엇이 담길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올 초 신년사대로 ‘생존’을 위한 구체적 방안들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빅3의 몰락으로 세계 자동차시장이 사실상 패닉 상태에 빠진데다 현대·기아차 그룹도 1분기 생산량을 최대 30%가량 줄여야 할 만큼 비상경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이 붙든 올해 화두가 ‘위기에서의 생존’인 만큼 경기침체에 따른 위기 극복과 지속성장을 위한 핵심 경쟁력 제고가 관건이다.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는 차량을 신속히 시장에 내놔야 생존할 수 있다는 절박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정 회장이 “올해는 글로벌 경제 위기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생존 경쟁에서 위기를 극복하려면 임직원들이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며 “판매확대만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역설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 세계를 상대해야 하는 만큼 글로벌 시장 전역에서 독창적이고 효과적인 판매확대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R&D(연구개발)나 전문 인력 양성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정 회장은 “R&D와 품질 등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는 기본 경쟁력을 강화해 국제 경쟁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글로벌 시장변화에 신속해 대응해야 한다”고 생존을 위한 ‘속도’를 강조했다.
현대·기아차 그룹 고위 관계자는 “경영환경 악화로 비상경영을 선포할 만큼 어렵지만, 정 회장의 의중대로 적극적인 판매확대 노력과 수익성을 확보한다면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부상하는 전기를 마련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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