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주가 급등은 글로벌 호재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연휴 기간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증시의 강세와 독일 반도체업체인 키몬다의 파산이 국내 업체들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 미국의 배드뱅크 설립설 등이 투자심리 개선에 일조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와 기업들의 실적악화라는 악재가 여전히 버티고 있어 반등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박스권을 염두에 둔 투자전략을 권고했다.
◆겹호재에 올해 들어 최대 상승 =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4.58포인트(5.91%) 오른 1,157.98로 마감했다.
19일 이후 5거래일 만에 1,150선을 회복했고, 상승률은 물론 상승폭 기준으로도 올해 들어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우선 이날 주가 급등에는 설 연휴 기간 미국,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증시의 강세가 한꺼번에 반영된 측면이 크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연휴 기간 미국은 총 1%, 유럽은 3%, 일본은 4%대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독일 D램 반도체 업체인 키몬다의 파산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도 한몫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10.52%나 급등했고 하이닉스도 상한가까지 오르며 지수상승을 이끌었다.
미국이 현재 추진하는 8천억달러 안팎의 구제금융안과 별도로 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을 털어내기 위한 배드뱅크(부실채권전담은행)를 설립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도 투자심리 개선에 일조했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482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5거래일 만에 '바이 코리아'에 나선 것은 물론, 선물시장에서도 강한 순매수세를 기록하며 베이시스 개선에 따른 프로그램 매수를 유도한 것도 힘을 보탰다.
프로그램 매매는 5거래일 동안 대규모 물량을 쏟아내며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았지만, 이날은 무려 4037억 원의 순매수로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지나친 기대는 금물…박스권 전망" =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날 주가 급등에도 낙관은 이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식시장을 강하게 억누르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악화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는 만큼 반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건설, 조선을 비롯해 확대 예정인 구조조정도 장기적으로는 '보약'이 되겠지만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주가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재료로 인식되고 있다.
대신증권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2월 초까지 반등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갈수록 상승탄력은 둔화될 것"이라며 "경제성장률과 기업이익 측면에서의 저점이 작년 4분기가 아니라 올해 1분기로 연장될 수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월 중 코스피지수의 고점으로 1,200선을 제시했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오늘 주가가 급등했지만, 여전히 지난주 초반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며 "기업실적 악화에 감원 소식까지 들리고 있어 여전히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박스권 장세에 대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단기적으로 1,100∼1,200 사이의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주가가 하락하면 방어적 업종을 중심으로 매수하고, 오르면 저가매수에 대비해 현금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또 기관의 매수가 집중되고 있는 중·소형주와 정책 수혜주 등을 중심으로 종목별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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