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실패한 후 최우선 매각 대상을 하이닉스로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은은 오는 3분기까지 하이닉스 매각 작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지분을 보유 중인 기업들의 매각 우선 순위를 기존 대우조선-하이닉스-현대건설에서 하이닉스-현대건설-대우조선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한화와의 대우조선 매각 협상이 불발로 그친 후 최우선 매각 대상을 하이닉스로 바꿨다"며 "매각 시기는 올 가을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하이닉스가 팔리면 현대건설 매각에 착수할 것"이라며 "다만 현대건설과 대우조선의 경우 연내 매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닉스의 주요 채권은행 중 하나인 산은이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하이닉스 매각 작업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산은이 보유한 하이닉스 지분은 7.1% 수준이다.
컨소시엄을 구성해 하이닉스 매각 주간사로 선정된 산은은 우리투자증권과 CS컨소시엄 등 다른 주간사와 함께 다음달부터 매각을 위한 현장 실사를 실시한 후 인수자 물색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이닉스의 대주주(지분율 8.2%)인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끝난 기업을 계속 채권단에 묶어두는 것보다는 적정한 가격에 매각하는 것이 국민 경제나 해당 기업에 바람직하다"며 "산은이 적극적으로 나서준다면 매각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최근 8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는데 성공했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이사회를 열어 단기차입 5000억원, 유상증자 3000억원 등 총 8000억원의 유동성 확보를 결의했다.
산은, 외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농협 등 5개 은행은 이달 들어 25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집행했고 나머지 2500억원은 설 연휴 이후 집행할 예정이다.
또 지난 16일에는 3000여 억원의 유상증자 대금 납입도 끝난 상태다.
반도체 업체간 출혈 경쟁이 완화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도 매각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 들어 하이닉스의 고정거래가격은 소폭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하이닉스 인수를 원하는 국내 기업이 다수 있다"며 매각에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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