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은행의 `일본제조업 경쟁력의 원천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술경쟁력은 일본의 1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의 제조업 정책은 일회적이며 일관성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기술경쟁력 OECD 꼴찌 수준
정후식 한은 조사국 전문 연구위원은 "무역수지 배율은 기술수출을 기술수입으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기술경쟁력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기술무역수지 배율은 한국의 기술경쟁력이 일본의 10%밖에 안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이 통계가 확보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개국 가운데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멕시코(0.08배) 폴란드(0.24배) 외에는 없었다.
다른 나라는 미국 2.12배, 영국 1.97배, 프랑스 1.60배, 캐나다 1.76배, 핀란드 1.28배, 이탈리아 1.24배, 독일 1.07배 등이었다.
보고서는 기술무역수지 뿐아니라 다른 지표에서 일본은 과학기술 및 기초연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2006년 기준으로 인구 1만명당 연구원수는 일본이 55.6명이었고 미국 46.7명, 독일 34.2명, 프랑스 32.6명, 영국 30.3명이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일본이 3.62%였고 미국 2.59%, 독일 2.48%, 프랑스 2.18%, 영국 1.78% 등이었다.
일본은 또 2001년 이후 자연과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 7명을 배출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이런 기초적인 기술능력을 기반으로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는 일본 기업들이 신소재,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분야별 일본의 시장 점유율은 탄소섬유 77%, 액정 등 주요소재 62%, 정보통신기기 54%, 로봇 40%, 자동차 31%, 공작기계 29%, 금형 20% 등이다.
또 기계산업 분야에서 세계 상위 10대 기업 가운데 8개는 일본업체이며, 공작기계에서는 상위 10개사중 4개사가 일본 기업이다.
◆"한국 산업정책 일관성이 없다"
보고서 일본의 이런 경쟁력 확보는 △끊임없는 기술향상 △장기적인 연구개발투자 △기업간 연계.협력 △종업원 중심의 기업문화 △이익보다 신뢰를 중시하는 윤리관 △체계적이고 일관성있는 정책 추진 △금융기관의 기술중시 대출심사 △장인및 기술중시 풍토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제조업이 견실하면 경제위기 극복이 훨씬 쉽다는 점에서 제조업의 기반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제조업 성장전략을 제시하고 제조기반 기술의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산업정책의 추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 연구위원은 "일본은 제조업 성장전략을 제대로 세우고 후속적인 조치도 잘 수행하는 등 일관성이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런 전략과 일관성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투철한 장인정신을 위해서 기술인력을 우대하는 사회 풍토를 조성하고 종업원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의 확립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인간을 중시하고 장기적인 시야의 경영'이 형성되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기초과학과 이공계로의 진학을 선호하도록 교육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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