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수신경쟁…외환 '웃고' 국민 '울고'

2009-01-2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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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4조5천억 '최고치' 국민은행은 감소세로 돌아서

금융위기가 본격화 한 지난해 9월부터 고금리 예금상품을 앞세워 자본 확보 경쟁을 벌이던 은행들의 수신 실적이 엇갈리고 있다.

시중 은행들 중 비교적 규모가 작은 외환은행은 가장 많은 예금을 끌어모았고 국내 리딩 뱅크인 국민은행은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의 저축성 예금(정기예금, 정기적금, 시장성예금)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현재 21조9372억 원으로 9월 말의 17조4009억 원보다 4조5362억 원(26.07%) 급증해 시중 은행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과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들어 은행들의 예금금리가 급등해 9월 말 현재 15조 원였던 정기예금 잔액이 12월에 20조 원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윤구 외환은행 홍보차장은 "시장에 금융위기 불안감이 퍼지며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졌다"며 "리스크가 낮고 금리가 높은 단기예금에 자금이 집중되면서 잔액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외환은행의 예금금리는 시중은행과 별 차이가 없었지만 일선 영업점 직원들이 고객들에게 안전자산을 추천하며 적극적으로 영업활동을 벌인 것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은 9월 말 현재 85조5747억에 이르렀던 저축성 예금 잔액이 12월 말에는 84조4388억으로 1조1359억 원 줄었다.  시중 은행들 가운데 유일하게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국민은행은 금융위기기 발생하자 지나치게 리스크 관리에 치중했고 예금상품의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면서 잔액이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11월과 12월에 정기예금 만기가 많이 돌아왔기 때문에 총 수신이 감소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이 시기에 안전성 높고 금리조건이 좋은 후순위채 판매가 늘면서 예금자들이 채권 매수로 갈아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은행들이 고금리 특판을 많이 내놨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액의 예금 환승 고객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나은행의 저축성 예금은 9월 말 50조6851억 원에서 12월 말에는 2조8489억 원(5.62%) 증가한 53조5340억 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3분기 733억 원의 순손실을 낸 하나은행이 4분기 들어 자본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저축성 예금 잔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2조3412억(2.55%), 3조8555억원(6.0%) 증가한 94조119억, 68조712억 원을 기록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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